산업단지 인력 이동으로 전세수요 급증
최근 수도권과 지방 산업단지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대기업 공장과 연구소 등이 들어와 있는 경기도 화성, 수원, 충남 당진 등의 경우 봄 인사이동 여파로 수요자가 늘면서 이들 지역 전셋값만 유독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봄 이사철이 시작되는 1월 말 이후 4월 현재까지 경기 수원, 화성, 동탄, 충남 당진지역 아파트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해당 시·도 평균보다 5-10배 정도 상승폭이 컸다고 26일 밝혔다.
경기도 동탄신도시와 화성시(동탄 제외)의 경우 올 1월 말부터 4월 현재까지 전셋값이 각각 3.39%, 1.6%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가 평균 0.34% 오른 것에 비해 동탄은 9.97배, 화성시는 4.7배가량 높은 상승률이다.
동탄신도시와 화성시의 경우 화성의 삼성반도체 공장 인사이동과 경북 구미에 있는 LG전자 연구소가 평택디지털단지 이전을 앞두고 있어 지역 전세 수요가 크게 늘었다.
화성 병점동, 향남읍 일대는 전셋값이 최근 두 달여간 2천만~3천만원 가량 상승했다.
병점동 우남퍼스트빌1차 122㎡ 전셋값은 1억2천만~1억3천만원으로 1월 말 대비 3천만원 올랐고, 향남읍 대방노블랜드 112㎡는 1천250만원 올라 7천500만~9천만원이다.
동탄신도시 자연앤 데시앙 아파트 109㎡ 전세는 지난 1월 말 9천만원에서 현재 1억2천만원으로 3천만원, 76㎡는 7천500만원에서 9천500만원으로 2천만원이 각각 뛰었다.
현지 P공인 관계자는 "동탄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전세 물량이 줄어든데다 인근 대기업의 인사이동이 시작되면서 전세물건이 거의 동이 났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2월 초 삼성그룹의 조직개편으로 수원 공장 근무 인력이 증가하면서 전세수요가 늘고 있다. 올 1월 한 달에만 1.66% 하락했던 전셋값은 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4월 현재 1월 말 대비 1.59% 상승했다.
수원 매탄동 신매탄위브하늘채 110㎡ 전셋값은 1월 말 대비 2천500만원 오른 1억8천만~1억9천만원, 영통동 벽적골우성 79㎡는 1천만원 상승해 8천500만~1억원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3월 이후 전세물건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인기 있는 새 아파트는 전세가 거의 없고, 선호도가 떨어지는 낡은 아파트에만 전세물건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지방에서는 충남 당진군의 전셋값이 강세다. 충남도 전체 전셋값이 지난 1월 말에 비해 0.48% 하락한 것과 달리 같은 기간 당진군은 1.19%가 상승했다.
현대제철을 비롯해 동부제강,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와 관련 협력업체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인구유입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당진 미소지움 전셋값은 전체적으로 1월말 대비 500만원이 올라 112㎡ 전셋값은 8천만~9천만원, 148㎡은 9천만~1억1천만원이다.
또 당진읍 이안 112㎡는 1억~1억4천만원으로 1월 말 대비 1천500만원, 세원 105㎡는 7천만~8천만원으로 1천만원이 올랐다.
중소형 수요가 꾸준해 전세가 나오는 대로 계약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화성시와 동탄신도시 일대는 전세 매물이 동나면서 매매값도 강세로 돌아섰다. 3~4월 들어 매매값이 3천만~7천만원 가까이 오르면서 매물이 회수되고 있다.
부동산써브 김종수 대표는 "대심도 건설 호재에다 올 연말 전철 동탄기지창 건설, 동탄2 신도시 건설, 대기업 산업단지 인력 이동 등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분당, 판교, 용인 등지의 급매물이 팔리면서 집값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 일대 매매, 전셋값이 뛰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원과 충남 당진의 아파트 매매값도 올 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4월 이후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들 지역의 전세, 매매 상승세가 오래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수도권까지 오름세가 확산, 지속되긴 어렵다"며 "산업단지 인력 이동이 마무리되면서 계절적 비수기인 5월 이후에는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