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근로자가 연말정산에서 챙겨야 할 사항들이 크게 바뀐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은 연말정산에서 고소득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반면, 서민·중산층과 관련한 소득공제는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고소득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액공제와 근로소득공제를 축소하고,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 역시 줄이기로 했다.
성형수술·보약비용과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소득공제는 내년부터 혜택이 없어진다. 장기주식형·장기회사채형펀드 세제지원 등은 올해 일몰과 함께 자동으로 종료된다.
대신 근로자가 월세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낸 비용에 대해 소득공제가 신설되고, 회사에서 받는 자녀보육수당의 비과세 범위가 확대된다.
□ 고소득근로자 공제 줄어든다= 내년부터 연봉(총급여) 1억원을 넘는 근로자에 대해 근로소득세액공제가 폐지된다. 현재는 연봉에 관계없이 산출세액 50만원 이하는 55%, 50만원 초과는 30%(한도 50만원)씩 공제되고 있다.
아울러 연봉 1억원 초과분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율은 5%에서 1%로, 연봉 8000만원~1억원 이하는 5%에서 3%로 각각 줄어든다.
연봉 1억원 근로자(4인 가구 기준)의 소득세 부담은 세율 인하로 인해 지난해 919만원에서 올해 708만원으로 211만원 줄었지만, 이번 공제 축소로 내년에는 48만원이 늘어난 756만원을 부담할 전망이다.
전체 근로자 중 연봉 1억원 초과는 1%(16만명) 수준이다.
□ 신용카드 공제한도 500만원→300만원 축소=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금액의 공제 한도가 연간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줄어든다.
현재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연봉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의 20%를 공제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인 근로자가 4000만원을 신용카드 등으로 사용했다면 4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공제한도 축소에 따라 300만원까지만 공제가 가능하다.
재정부에 따르면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신용카드 등을 통해 평균 142만원을 공제받고 ▲과표 4600만원 이하는 194만원 ▲과표 8800만원 이하는 244만원 ▲과표 8800만원 초과 근로자는 273만원을 공제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 내년 성형수술·보약비 소득공제 없다= 내년부터 미용 성형수술비와 보약 구입비용에 대한 의료비 소득공제가 폐지된다.
현재 부양가족에 대한 의료비 지출 한도는 연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늘어났다. 근로자 본인과 경로우대자(65세 이상), 장애인의 경우에는 의료비 지출에 대한 한도가 없다.
만일 미용 성형수술이나 보약 구입 계획이 있다면 가급적 올해를 넘기지 않는 것이 소득공제에서 유리하다.
□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도 올해까지만=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소득공제(불입액의 40%)가 내년부터 전면 폐지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만 18세 이상 세대주로서 무주택자이거나 1주택을 소유한 사람(85㎡ 및 3억원 이하)이 가입할 수 있다. 분기별로 300만원 이하를 불입하면 되고 다만 7년 이상 장기로 저축계약을 맺어야 한다.
재정부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와 저축액의 소득공제가 이중적인 혜택으로 과세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소득공제를 내년 1월 1일 불입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 장기주식형·장기회사채형펀드 세제지원 종료= 지난해 10월 금융위기를 맞아 증시 안정대책으로 나온 장기주식형펀드 소득공제 혜택이 올해 일몰을 맞는다.
장기주식형펀드는 2008년 10월 19일부터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3년 이상 적립식으로 가입하면 가입 1년차에는 20%, 2년차에는 10%, 3년차에는 5%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가입한도는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 이내까지 적용된다.
이 펀드는 일몰 종료로 인해 올해 가입분까지만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 월세 비용 최대 300만원 소득공제= 내년 연말정산부터 근로자의 월세 비용에 대한 소득공제가 신설된다.
월세 소득공제는 부양가족이 있는 총급여(연봉) 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 근로자로서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주택 세입자일 경우에 한해, 월세 지급액의 40%를 연간 300만원 한도로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월세 소득공제 규정을 충족한 저소득 근로자가 매월 40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다면 총 192만원(연간 월세지급액 480만원의 40%)을 공제받을 수 있다.
□ 주택청약종합저축 48만원까지 소득공제= 지난 5월 6일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근로자는 올해 연말정산에서부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무주택 세대주인 근로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불입액(연 120만원 한도)의 40%인 48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국민주택 규모 초과 주택에 당첨되는 경우에는 국세청이 기존의 감면세액을 추징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자녀 보육수당 비과세‥'연초 출생'에 혜택= 내년 연말정산부터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받는 보육수당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범위가 다소 확대된다.
현재 근로자가 만 6세 이하 자녀의 보육과 관련해 회사에서 지급 받은 급여는 월 10만원(연 120만원)까지 '비과세 소득'으로 분류된다. 자녀가 만 6세가 되는 달까지만 보육수당 비과세가 적용되는데, 이를 자녀가 만 6세가 되는 날이 속하는 연도의 말까지 받는 보육수당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즉 2004년 8월에 태어난 자녀라면 만 6세가 되는 2010년 8월이 아닌, 2010년 12월까지 보육수당을 비과세받을 수 있다는 것.
바뀐 규정으로 인해 연초에 태어난 자녀는 연말까지 보육비용에 대해 비과세되기 때문에 연말 출생 자녀보다 상대적으로 혜택이 늘어난다.
□ 장기복무 제대군인 '전직지원금' 비과세= 10~19년간 장기 복무하고 제대한 군인에 대해 지원되는 '전직지원금'이 내년부터 비과세 된다.
현재는 장기복무 제대 군인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실업급여와 같은 명목으로 6개월간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최대 50만원의 '전직지원금'이 지급되지만, 소득세가 과세되고 있다.
□ 보험모집인, 방문판매원도 2월 말 연말정산= 보험모집인과 방문판매원의 연말정산이 근로자와 동일하게 바뀐다.
현재 간편장부대상자(전년 수입금액이 7500만원 이하이거나 신규 사업자)인 보험모집인과 방문판매원의 경우 사업소득 연말정산은 다음연도 1월 말, 지급명세서는 2월 말에 제출하게 돼 있다.
이들도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다음연도 2월 말까지 연말정산하고, 지급명세서는 3월 10일까지 제출토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