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稅부담은 5조원 늘어" …"법인세·소득세 감세 기조는 계속"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은 24일 고소득·전문직의 과표양성화 등을 통해 10조5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세부담은 5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세제개편안 발표에 앞서 열린 기자브리핑을 통해 "10조5000억원의 세수확보 내용 중 5조2000억원은 금융기관의 채권 이자소득 원천징수 제도를 부활해 2011년에 걷힐 세수를 2010년도에 걷는다는 의미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 장관은 "세제개편안을 만들면서 성장잠재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재정을 확보하고, 경제적 취약계층인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상충된 고민이 있었다"며 "대신 당초 감세 기조는 그대로 지속된다"고 밝혔다.
원래대로 내년부터는 소득세 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 구간에 대해 세율을 35%에서 33%로 인하하고, 법인세 과세표준 2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22%에서 20%로 인하하기로 했다는 얘기다.
한편 윤영선 세제실장은 중산·서민층에 대한 신규 지원액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내년 소득세 세율 인하가 예정돼 있고, 교육비·의료비 공제 확대 등이 올해부터 적용돼 추가적인 지원 필요성이 적었다"며 "재정도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실장은 "1차적으로 운전학원, 무도학원 등 성인학원의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고, 2차적으로는 영어학원 등 어학학원의 부가가치세 과세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윤증현 장관과 윤영선 세제실장의 일문일답.
□ MB정부가 감세를 통해 경제활성화를 한다고 했는데, 이번 세제개편안(10조5000억원 증세)으로 이런 기조가 희석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 (윤증현) 가장 고심한 부분이 성장잠재력이 저하되지 않으면서도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또 재정건전성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상충된 고민이 있었다. 이에 따라 당초 감세기조는 그대로 지속하고, 금융기관 채권 이자소득 법인세 원천징수를 부활해 법인세 징수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5조2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5조원 정도다.
□ 작년 세제개편안에서 고소득층·대기업에 세금감면을 해주면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는데, 소비지출 확대 및 투자증대에 효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 (윤증현) 감세를 통한 소비지출 확대 및 투자증대는 재정지출 확대와 달리 효과를 검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얼마 안 지났고, 가시적인 효과는 경제위기와 겹쳐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추후 경기가 회복되면 나타나게 될 것이다.
□ 재정균형은 언제쯤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가?
= (윤증현) 중장기적인 재정균형은 오는 9월에 국회에 제출하게 될 것이고, 추후 공개할 것이다. IMF에서 2014년에 한국이 제일 먼저 재정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성인대상 영리학원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데, 영어학원 등 어학학원도 포함되는가?
= (윤영선) 이런 문제는 조세원리로만 적용하기가 힘들어 단계적으로 가려고 한다. 1차적으로 자동차운전학원, 무도학원만 과세를 했고, 2차적으로 영어학원 등에 대해서도 과세를 검토할 것이다. 언제 할 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 중산·서민층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신규지원액은 근로장려세제 및 일몰연장을 제외하고 4000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 (윤영선) 내년 소득세 세율 인하가 예정돼 있고, 교육비·의료비 공제 확대의 상당부분이 올해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원 필요성이 적다. 작년 근로소득자의 세금감면은 내년 감세까지 포함해 4조6000억원 정도이고, 선진국이 근로자의 70~80% 세금을 내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근로자 절반이 면세되고 있어 세금 부담이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재정도 제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