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가맹점 모집 등 일반관리비 4.3조?‥실제 45억 소요
VAN수수료·거래승인비용 9000억?‥실제 4900억
이진복 의원, "전업카드사 영업비 10.5조 중 기타가 6.5조‥비정상 회계"
지난 몇 년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비싸다는 지적만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 원가를 실제 소요되는 비용보다 4조8000억원 가량 뻥튀기 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은 12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금융위가 카드사 수수료 원가구성을 설명하면서 제출한 K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맹점 모집비용와 VAN수수료 및 거래승인비용이 각각 4조3000억원, 4900억원이 초과로 계상돼 있었다.
K사 자료에 따르면 K사의 가맹점 수수료의 평균원가는 2.5%로 자금조달원가 0.46%, 일반관리원가(가맹점 모집·상담) 1.24%, 대손원가 0.53%, 프로세스원가(VAN수수료 및 거래승인비용) 0.27%로 구성돼 있다.
K사의 작년 카드결제금액이 35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 수수료 평균원가는 8조7500만원, 자금조달원가 1조6100억원, 일반관리원가 4조3400억원, 대손원가 1조8550억원, 프로세스원가 94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수수료 원가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일반관리원가 중 가맹점 모집·상담 등에 대한 비용이 상당 부분 과다 계상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여신금융협회의 용역자료에 따르면 가맹점 유치, 실사, 사후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평균원가 2.5% 중 0.04%에 달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가맹점 모집 등을 VAN사에 위탁하고, VAN사는 다시 VAN대리점에 위탁해, 사실상 VAN대리점에 가맹점 모집 등을 직접 하고 있는데, VAN대리점에 가맹점 한 곳과 계약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고작 1000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공인노무사에 의뢰해 가맹점 1곳을 모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10만원을 토대로 K사의 작년 신용카드 결제금액 350조원의 0.04%를 대입한 결과 1400억원이 소요됐으나, VAN대리점에 지급되는 가맹점 수수료가 1건당 10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모집 가맹점수 450만점을 넣어 최대한 계산해도 45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카드사들은 가맹점 모집 비용에 1400억원이 소요된다고 했지만, 실제 모집 비용을 전담하는 VAN대리점에 지급한 비용은 최대한 잡아봐야 45억원에 불과하다"며 "결국 카드사 또는 VAN사가 가맹점 모집 등을 직접 하지도 않으면서, VAN대리점에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사의 일반관리원가는 4조3400억원인데, 가맹점 모집 등에 소요되는 비용 45억원을 제외한 4조원 가량은 어디에 제출되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의원은 "K사가 VAN수수료, 거래승인비용 등 프로세스 원가로 작년 9450억원이 소요됐다고 했는데, 직접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카드사에서 VAN사로 지급된 프로세스 비용은 4467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해 이 의원은 "실제 가맹점 모집·상담·관리는 최종 위탁 계약한 VAN대리점이 다 하고 있고, 프로세스도 VAN사에서 하고 있다"며 "카드사에서 말하는 '일반관리원가'나 '프로세스원가'는 항목만 다를 뿐, 내용이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대손원가는 카드회원이 카드대금을 결제하지 않았을 때 결제대금에 대해 추심하고, 추심을 통해 결제대금이 미납된 경우 결손처리하는 것을 말한다"며 "카드사에 카드대금을 미납하는 것을 가맹점 수수료 원가에 포함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회원수익이나 연회비수익 등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더구나 작년말 5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3.43%로 전년대비 0.36%p 하락했고, 이를 월별로 환산하면 0.28%로 추정돼 K사의 대손원가 0.53%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전업카드사의 작년 영업수익은 12조6465억원이고, 이 중 영업비용이 10조4633억원에 달하는데, 각종 영업비용 중 기타항목으로 분류된 비용이 61.7%인 6조4598억원에 달한다"며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백화점, 대형마트, 골프장, 주유소 등에게 1.5%~2%의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음식점, 의류점 등의 소상공인에게는 2.7%~4%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재래시장의 경우 올해부터 2%~2.2% 수준으로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