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단골손님 '카드 수수료 원가 산정 문제' 지적
미소금융재단, "親與단체 지정에 효과도 의문"
12일 국회에서 실시된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정감사 단골손님인 '신용카드사의 높은 수수료'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카드업계가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도, 감독당국인 금융위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한 우리은행이 신용파생상품투자로 1조6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과 관련 금융위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은행이 파생상품으로 1조원 넘게 손실을 봤던 2007년에 금융위가 감사를 실시했는데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나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아울러 여야 의원 모두 미소금융재단의 친여단체 지정 및 강제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 카드사 높은 수수료, 대책은 없나?= 금융감독당국의 국정감사 단골손님인 '카드사의 높은 수수료'가 또 다시 제기됐다. 특히 세금, 공공요금 카드 납부가 확대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수수료도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은 "카드사들은 가맹점 모집 등을 VAN대리점 등에 맡기고 있고, VAN사에 VAN수수료, 거래승인비용 등 프로세스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데, 실제 카드사 소요비용보다 VAN사나 VAN대리점에 더 적은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금융위가 제출한 K사의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분석한 결과 자체 조사한 것과 비교해 무려 4조8000억원이 뻥튀기 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이 의원에 따르면 VAN대리점이 가맹점 한 곳과 계약을 하면 1000원을 받게 되는데, K사의 가맹점 450만점을 대입하면, 45억원이 가맹점 모집비용으로 집계되는데, K사는 약 1400억원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의원은 "카드사들이 세금, 공공요금 납부로 지난 6년간 1조8866억원을 벌었다"며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에 대형가맹점 수수료(1.5%)보다 높은 1.5~3%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리銀 파생상품 손실, "감독하고도 몰라?"= 우리은행이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해 1조6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에 대해 금융위가 파생상품 투자의 위험성을 알고도 경고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했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2007년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에 대해 부문검사를 실시했으나, 우리은행에 '주의적 경고 상당'과 '기관경고'의 제재만 가했다"며 "특히 파생상품 투자손실에 대한 지적이나 징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국내 은행계는 경쟁적인 규모확장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계대출, 외화부채 증가 등 시장의 과잉유동성과 리스크 증가가 감지됐음에도 감독당국이 시의 적절하게 감독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도 "감독당국이 2005년 이후 올해 6월 종합감사 직전까지 총 25회(종합검사 2회, 부문검사 23회)에 걸쳐 우리은행을 검사했는데,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대한 문제인식이 없었다"며 "이에 대한 제재 조치가 전무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이후 총 18억2000만달러를 신용파생상품에 집중 투자해 작년말까지 14억800만달러의 누계 손실을 본 상태다. 원화 기준으로 1조6324억원의 손실을 본 셈. 최근 이와 관련 황영기 前회장이 징계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12조76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현재까지 3조1400억원 가량밖에 회수하지 못해 1조6000억원의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이 예금보험공사, 감독당국 등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혈세가 투입된 회사인 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함에도 고위험파생상품에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입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 '미소금융' 親與단체가 독식‥'강제성' 논란= 기업과 금융권의 기부금, 은행의 휴면예금을 바탕으로 향후 10년간 25만 가구에 2조원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사업자가 뉴라이트조직 등 친여단체에 집중돼 정략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소속 신건 의원은 "정부 발표 자료에 미소금융사업자에 대한 예시로 한나라당 부대변인 문용식 씨가 대표로 있는 '민생포럼'과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민생경제정책연구소'가 선정돼 있다"며 "서민금융에 대한 경험이 없 는 단체가 미소금융사업자로 선정되면 국민불신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한구 의원은 "금융포플리즘이 위험한 수준인데, 대표적인 것이 미소금융사업"이라며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이 관변 인사인 데다가 기업 기부금 등에서 재원을 조달하기 때문에 정부는 나중에 돈을 안 댔으니까 관계없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미소금융사업이 성공하려면 안정적인 재원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미소금융에 재계가 약속한 1조원과 금융권이 약속한 3000억원은 비록 10년에 걸쳐 내는 것이지만, '반강제', '준조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 위원장은 "대기업과 은행들이 서민금융 지원에 공감하고 있어 재원부담을 추진 중"이라며 "재정에서 전부 부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크래딧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