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금융회사 검사 규정에도 없는 조치"
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사의 운용적정성 검사를 하면서 펀드매니저의 사적인 이메일과 메신저까지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금융회사 및 증권검사 등의 규정에도 개인용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검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지나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은 13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지난 2월 금감원이 대형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등 7곳의 자산운용사에 대해 운용적정성 검사를 실시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이메일, 메신저를 일일이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이와 관련 펀드매니저가 이메일 및 메신저 등을 사용했다고 진술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회사공용 이메일의 발신목록 위주로 점검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의원은 "회사공용 이메일이 아니라 금감원이 7개 운용사 중 5곳에 대해 개인용 이메일 및 메신저 발신목록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1곳의 운용사에서 금감원 담당직원이 목록이 아닌 내용까지 수집해가려고 하다가 회사측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매니저 동의 하에 개인용 이메일 및 메신저 발신목록 검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지만, '동의'가 아니라 거의 '강박'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또는 '증권검사매뉴얼' 등에도 개인용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검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없다는 게 조 의원의 설명이다.
한편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서도 내부자거래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조사할 경우 금융사고의 적출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사용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금융거래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