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효열 중국 국가세무총국 부처장, "한국은 블랙리스트 아니다"
-14일, 한국국제조세협회 금융위기 대응전략 '조세정책' 세미나-
금융위기 여파로 1조위엔(약 170조원)이상의 재정적자에 직면한 중국이 최근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세무당국이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중국에 진출한 나라별로 '화이트-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세무당국은 특히 "다행히 한국은 블랙리스트는 아니다"며 "최근의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는 국제적인 관례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왕효열 중국 국가세무총국 부처장은 지난 14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국국제조세협회 주최 '금융위기 대응전략으로서의 조세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 국가세무총국 고위당국자가 직접 국내에서 중국의 세정을 설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왕 부처장은 이날 "중국 국가세무총국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방지를 위한 이전가격, 사전확인제도, 원가분담약정, 피지배외국기업, 과소자본제도, 일반 조세회피방지 등 엄격한 조세회피방지 법규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속한 국가별로 조세회피방지를 위해 화이트-블랙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중국 국세청이 외국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강한 세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외국기업의 협조의무가 강화된 면이 없지 않지만 국제적인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전가격과세제도의 변화는 새로운 것을 만든 것이 아닌 기존에 다른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것에 형평을 맞춘 것일 뿐이며, 다행히 한국은 블랙리스트가 아니라는 게 왕 부처장의 설명.
그는 또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가격을 결정할 때 처음부터 만약의 조사가능성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기업이 중국세무당국에 이전가격 조사를 받을 경우 협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 미국, 중국 등 3국이 지향해야 할 조세정책을 논의하는 자리.
“美 의회, 신용파생상품 과세 추진해야”…한국, "감세기조 계속유지"
플로리다대 로렌스 로켄 법대교수는 이 자리에서 "미국에서는 회사들이 명목금액이 수백조 달러에 해당하는 신용스왑(CDS)를 거래하고 있음에도 불구, 과세당국은 아직 이들 거래 당사자들에 대한 어떠한 과세방안도 마련해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생금융상품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규정은 국회에서만 채택이 가능하다"며 "기존 과세규정이 적용되는 금융상품을 조사하고 신생금융상품과 유사한 전통적 금융상품에 적용되는 과세규정을 적용하거나 필요한 변경을 가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선 미국과 중국이 재정확보를 위해 세수강화를 주장한 반면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정부의 감세정책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현재의 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오준석 연구이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김우택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옥무석 이화여대 법대 교수, 이진영 삼일회계법인 본부장 등 국내 조세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