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중기청, 엉터리 조사결과 발표해”
“체인스토어협회와 공동조사? 여론조작 수순”
“참여정부 규제안 무산…친시장정책이 문제”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범이 소상공인에 피해를 거의 주지 않는다’는 정부의 공식조사 결과가 왜곡된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SSM의 출점이 대형마트·개인 대형슈퍼마켓 등에는 영향을 주지만, 중소상공인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청의 ‘중소유통 경영실태 조사결과’가 “엉터리 왜곡 보고서”라며 한 목소리로 질타하고 나섰다.
지경부와 중기청은 지난 12일 한국유통학회, 소상공인진흥원, 체인스토어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유통 경영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SSM 입점후 소상공인 매출-고객 절반”
먼저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중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SSM 입점 전후로 인근 상인들의 1일 평균 매출액이 47.6%, 1일 평균 고객 수는 50.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정부의 조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정부조사가 ‘엉터리’였음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대기업 규제를 전제로 한 법률 개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조속한 법개정은 주문했다.
김용구 자유선진당 의원도 같은 내용을 거론하며 “현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SSM으로부터 동네 상권을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비꼬았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이에 대해 “SSM 출점이 대형마트보다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적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체인스토어협회와 공동조사? 여론조작 수순”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더 나아가 “정부가 홈플러스 대표가 회장인 체인스토어협회와 함께 조사를 함께 했다”며 “결국 SSM 출점을 규제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여론조작 수순이 아니냐.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도 “SSM이 없는 지역과 출점후 2년 이내, 출점후 2년 이상이란 3곳의 다른 지역을 조사한 결과인데, 세 지역은 조사 대상자, 소비행태, 지출 총액 등이 같을 수가 없다”며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동일 지역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는 조사방법상의 오류가 있다”고 신뢰성에 의문을 표했다.
같은 당 정태근 의원도 “보고서를 보면 조사대상 선정부터 의혹에 휩싸인다”며 “지경부는 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과 분석도 하지 않고 발표부터 한 것은 우매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구체적으로 “설문조사를 보면 SSM 영향을 적게 받는 음식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응답 비율이 높다"며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소상공인이) SSM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과를 의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참여정부 규제안 무산...친시장정책이 문제”
중기청이 참여정부시절인 2년 전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이미 ‘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도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에 따르면, 중기청은 지난 2007년 ‘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 활성화 방안’이란 연구용역을 중소기업연구원에 의뢰했고, 같은 해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당시 개선안에는 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 신청자격을 단체 또는 다수의 중소기업자로 변경하고 사전조사신청제도를 도입, 대기업 진출을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실상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들이 마련됐었다.
주 의원은 이와 관련, “중기청이 참여정부 당시 마련한 SSM 규제 방안이 법제화 됐으면 지금과 같은 중소상공인들의 피해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기청의 이런 방관은 이명박 정부의 친시장-친재벌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석우 청장은 이 같은 각종 지적에 대해 “미흡하지만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겠다”고 피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