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의원, "개인파산제도 심사부실, 사후관리 허술"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해 제정된 개인파산제도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사후관리도 허술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도 도입 취지의 합당성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성실한 채무자에게 박탈감을 주고, 금융기관 및 국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전국지방법원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약 50만건에 가까운 개인파산신청이 접수됐으며 올 6월까지 처리된 43만 1800여건 중 96.1%인 41만 5000여 건이 받아 들여진 것으로 조사됐다.
각 지방법원별로는 창원지법이 1만3823건 처리에 1만3587건을 인용 98.1%라는 전국 최고율을 보였으며 서울이 97.7%, 춘천이 97.2%, 청주와 수원이 97.1%로 평균치를 웃돌아 인용률이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파산신청과 관련된 법원의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3월 법원은 개인 파산ㆍ면책 사건의 심사 강화 방안을 명확히 하고 불성실ㆍ허위 신청 등에 대한 심사 및 제제를 강화했다고 했지만 2006년 98.6%의 인용률과 2007년과 2008년의 97.2%, 94.4%의 인용률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파산사건 소송이 민사재판임을 이유로 파산신청자 관리가 주민등록번호로 되지 않아 재파산신청자 현황, 면제된 파산신청액, 파산선고 후 허위 설명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현황 등을 알 수 없어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전국 지방법원 파산재판부의 구조적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개인파산소송을 담당하는 전국 파산재판부의 수는 30개지만 판사 수는 26명에 불과해 1년에 1인당 평균 1851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며 “이는 일년 내내 쉬지 않고 일해도 하루 평균 5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근 개인파산사건 수임으로 돈을 벌어보려는 법률가와 신청하면 받아들여진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지방의 소금융기관이 휘청거리고 성실한 채무자에게도 대출을 꺼리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이번 국감에서 개인파산제도의 운영 및 사후관리에 대한 지적과 함게 법개정 등 개선책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