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수 300명 이상 기준…"실효성 의문"
부채규모 100억 이상…"70억으로 낮춰야"
정부가 외부감사대상 기준에 자산총액외에 부채규모, 종업원수 등을 추가로 넣어 외감대상을 일부 확대한데 대해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회계업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외감대상 기준을 자산총액 7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법을 개정하면서, 외감대상 기준이 자산총액 하나로만 국한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금융위는 14일 외감기준에 매출액 200억원 이상, 종업원수 300명 이상, 부채규모 100억원 이상 등 3가지 기준을 추가하는 내용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개정, 외감대상 기업이 1만7000여개에서 1만76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회계업계는 종업원수 300명 이상은 별 실효성이 없고, 부채규모 100억원 이상은 너무 높다는 생각이다. 회계업계는 이같은 의견을 입법예고기간안에 금융위에 제출할 방침이다.
□ 회계업계 "종업원수 기준 실효성 없어" = 회계업계는 외감기준에 종업원수 300명 이상이 추가된 것은 사실상 외부감사 대상을 늘리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빅4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종업원수가 300명 이상인 기업은 인건비만 해도 상당한 액수에 이르기 때문에 매출액이 200억원을 넘지 않는다면, 곧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특수업종의 경우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추가된 외감기준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중견회계법인의 관계자도 "300명이상의 종업원을 가진 기업은 관련 이해관계자가 많아 외감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 같다"며 "그러나 외감기준에 종업원수를 추가해 외감대상이 아니던 기업이 외감대상으로 선정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도 "(종업원수 기준은) 외감대상 증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감대상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부채규모지만 부채산정 시점에 따라 외감대상 여부가 결정되는 문제가 있다"며 "그러나 매출액 기준은 시점과 상관없이 조정이 가능하지 않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라는 견해를 밝혔다.
□ 회계업계 "부채규모 100억원이상 낮춰야" = 회계업계는 외감대상 기준을 부채규모 100억원 이상으로 설정한 것과 관련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당초 금융위에 중소기업 평균부채액을 반영해 부채규모 50억원 이상을 외감기준으로 건의했다"며 "부채규모 100억원 이상은 너무 높아 하향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4회계법인 관계자도 "부채규모 100억원 이상은 적합하지 않아 70억원 이상으로 기준을 내려달라고 건의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외감대상이 1000개정도 늘어나 외감법 시행령 개정으로 총 1600개 정도의 기업이 추가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견회계법인 관계자 역시 "외감대상이 늘어 일거리가 많아지는 것보다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채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더욱 더 철저한 감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외감대상 기준 중 부채 100억원 이상은 지난 2월 외감법 개정을 통해 자산총액 기준을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조정하면서 외감대상에서 제외된 기업 중에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은 기업을 포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