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로자 중 '꿈의 연봉'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근로자는 몇 명이나 될까. 최근 국세청은 2009년 국세통계연보를 발간하면서 2008년 기준 억대 연봉 근로자의 숫자를 10만6673명으로 계산, 억대 연봉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국세청의 발표를 인용, 억대 연봉을 받는 근로자의 숫자를 10만6673명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는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
실제로 억대 연봉자는 이미 지난 2007년 10만명(10만1036명)을 돌파, 2008년 19만904명에 달하고 있다(이 수치 또한 국세통계연보에 공개되어 있다).
같은 국세통계인데도 어떻게 이 같은 수적인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의문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국세통계연보는 전체 근로자를 과세대상근로소득(연봉) 규모별, 근로소득금액 규모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과세대상근로소득(연봉)을 기준으로 계산한 억대 연봉자는 19만904명이고 근로소득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억대 연봉자는 10만6673명이다.
근로소득금액은 근로자들이 1년 동안 받는 전체 연봉에서 비과세 소득과 근로소득공제 금액을 차감한 수치다. 즉, 근로소득세 산출의 기본출발점인 '과세소득[총급여액(연봉-비과세소득)-근로소득공제]'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근로자들이 회사 등으로부터 매월 월급명세서를 받을 때는 비과세소득과 근로소득공제가 제외되지 않는다(이는 근로소득세 계산시에만 사용된다).
기본급과 수당, 상여금 등을 포함해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씨를 예를 들어보자.
A씨의 연봉에는 매달 20만원씩 식대와 교통비(비과세 소득)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A씨의 총급여액(연봉-비과세 소득)은 2760만원이 되고 여기에 근로소득공제를 적용하면(1189만원) 근로소득금액은 1571만원이 된다.
국세청의 기준으로 보면 실제로는 비과세 등을 포함해 전체 연봉(과세대상근로소득) 3000만원을 받은 직장인 A씨는 국세청 통계상으로는 1570만원 이하 연봉을(근로소득금액) 받는 근로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의 차이가 억대 연봉자 숫자의 확연한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연봉 1억원을 받고 있는 근로자의 숫자는 국세통계연보상 '과세대상근로소득 1억원 이상자'인 19만904명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것이 된다.
한편 억대 연봉 근로자들이라도 다 똑같은 억대 연봉 근로자는 아니다(?).
억대 연봉 근로자 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플래티넘급' 억대 연봉 근로자들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연봉 5억원을 초과하는 근로자의 숫자는 4238명. 이들 플래티넘급 억대 연봉 근로자가 2008년 받은 전체 연봉은 무려 4조3736억8700만원. 1인당 평균 연봉액수가 무려 10억원 이상인 셈이다.
연초 회사와의 치열한 연봉협상을 앞둔 일반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들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