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심각하기만 했던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지기는 했지만 올해도 마냥 기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로치 모건 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5일 블룸버그에 게재된 '궁지에 몰린 회생 속에 더블딥 위험이 보인다'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올해도 세계경제 회생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4가지 이유를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날 올해 세계 금융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실물경제학자들의 진단을 종합해 전망하면서 역시 '계속 걱정해야 하는 4가지 이유'를 언급했다.
로치는 세계경제 회생의 동력과 지속성에 대해 계속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로 금융위기 자체가 해결되기에는 여전히 요원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전 세계의 부실 금융자산을 3조4천억달러 가량으로 집계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지금까지 이 가운데 절반가량만 처리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금융업계의 수익성이 더 악화되는 것은 물론 여신 능력도 계속 늪에서 헤어나기 힘든 것임을 의미한다.
로치는 두 번째로 회생이 비틀거리는 점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전 세계 경제의 75%가량이 위축돼 통상적 비율인 50%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이것은 세계경제 회생이 훨씬 더 힘들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의 소비 위축을 거론했다.
로치는 미국 소비가 그간 세계경제 견인차 역할을 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현재 미 국내총생산(GDP)의 71.2%를 차지하고 있는 기록적인 소비 비중이 5%포인트가량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 증가율이 향후 3-5년 위기 전의 연 평균치인 근 4%에서 1.5-2%로 급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로치 회장은 마지막으로 세계경제 공급자 측면의 막대한 불균형을 언급했다. 특히 중국을 정점으로 한 아시아 개발권이 지적됐다.
그는 언듯 볼 때 중국의 회생이 인상적이지만 한 예로 지난해 1분기 이뤄진 7.7% 성장 가운데 95%가 고정 투자에 몰린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 부분은 이미 소리없이 GDP에 45%가량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금융시장이 지난해의 주요 충격에서 벗어나 올해도 기본적으로 회생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되지만 여전히 조심스런 상황이라면서 재정 적자 등으로 불거진 신용위기 확산 가능성과 '출구 전략'의 혼선, 그리고 성장세 둔화로 인한 더블딥 위험 상존이 변수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특히 상업부동산 거품 폭발 위험이 높아져 온 가운데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는 은행의 취약한 재무 구조를 4번째 이유로 거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