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국세가 당초 세입예산 164조원보다 4700억원 가량 더 걷힌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입예산은 164조원이었으나, 실제 거둬들인 내국세와 관세 등 총 국세는 164조4700억원 가량으로 47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부는 지난 9월말 지난해 국세수입이 약 164조6000억원으로 예산보다 약 6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보다 약 1000억원 가량이 덜 걷힌 셈.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4600억원~4700억원 가량이 더 걷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국세청이 지난해 말에 납세지원 등을 강화하면서, 9월말에 예상했던 것보다 1000억원 가량이 덜 걷혔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지난 4월 경제위기를 감안해 29조1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당초 175조4000억원으로 잡았던 세입예산을 11조4000억원으로 감액해 164조원으로 예상했다.
추경을 편성할 당시만 해도 지난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4.2%로 전망됐을 정도로 암담했으나, 2분기부터 전기비 2.6%, 3분기 3.2%로 성장하면서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0.2%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세수가 감액한 세입예산에도 못 미칠까봐 걱정했으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예상치 못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초과 징수를 내다봐도 될 정도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게 재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초과 징수됐으며, 관세 등은 예상보다 덜 걷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법인세는 당초 32조2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됐으나, 2008년 법인들의 실적이 전망보다 호전돼 4조원 가량 초과 징수될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이듬해에 신고·납부해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의 실적도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세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도 당초에는 45조6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반기 경제성장률 상승으로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양도소득세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완화 등의 세제지원으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약 1조원 정도 초과 징수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국세청이 거둬들인 과년도 수입이 6조8000억원 가량으로 잠정 집계돼 2008년 3조7500억원, 2007년 3조원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2008년 경제위기로 국세청이 과세이연 등의 납세지원을 하면서, 당시에 거두지 못한 세수가 지난해 다수 납부됐다는 얘기다.
반면, 정체된 임금상승률과 고용부진, 근로장려금 지급 등으로 근로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등 전체 소득세는 당초 36조2553억원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관세도 8조9649억원보다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