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셰 "금융사 리스크관리 개선이 핵심"
위험감수 추세·이머징 버블 우려도 제기
FSB "바젤委 은행자본규제안 지지…연말까지 확정안 나와야"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은행권 재무 건전화, 그리고 금융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에 모인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은 70여년만에 최악이었던 금융위기를 상기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보였다.
세계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지속력엔 아직까지 의구심이 다수 제기됐다. 따라서 은행권이 추후 다시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기가 회복되면서 벌어들인 돈을 위험한 투자에만 쓰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ECB 총재 "금융사 리스크관리 개선해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개선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BIS에서 이른바 `세계 경제 회의(Global Economy Meeting)`을 주재하면서 각국 정부들은 과도한 재정적자 문제를 고심해야 할 것이며, 상업은행들은 재무제표를 강화해 예금자와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뢰는 다시 지속가능한 모델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엔 상업은행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트리셰 총재는 은행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상업은행들과의 회동에서 거론된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에발트 노보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집행이사는 기자회견에서 시장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위험감수 추세는 특히 미국에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이익분을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에 쓰고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세계 경제 회복중.. 지속력은 의문"
트리셰 총재는 세계 경제와 관련해선 "전세계 수준에서 경제의 정상화 과정이 확실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이머징 경제는 경기후퇴 속에서도 회복력(resilience)을 보여줬고, 현재 더 역동적인 모드에 있음이 매우 매우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복의 지속력에 대한 의구심이 다수 제기됐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은 금융 시장의 상황이 1년 전에 비해선 훨씬 좋아졌지만 이는 대부분 이례적인 재정 및 통화 완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또 전세계적인 저금리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에 따라 형성된 자금이 이머징 마켓으로 대거 흘러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이것이 자산가격 버블을 만들고 있어 만약 외부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하면 터질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트리셰 총재는 "일부 자본 유입이 엄청난 국가들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국가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 FSB, 바젤위원회 은행자본규제안 지지
이날 별도로 발표된 FSB 총회 성명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은행권 자본 규제 방안에 대한 지지를 피력했다.
FSB는 1999년 4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등이 모여 설립한 금융안정화포럼(Financial Stability Forum ; FSF)을 지난해 4월 주요 20개국(G20) 런던 회의에서 확대 개편해 새로 출범한 것.
BCBS는 지난 달 17일 은행의 자기자본을 보통주 중심으로 재해석하는 잠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성명은 이 잠정안이 구체적 조치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환영했다. 또 가능한 빨리 전세계적인 은행 자본에 대한 기준이 확정되어야 하며 연말까지는 최종안이 나와야 한다고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