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겨냥 "소속 따라 완전히 의견 뭉쳐지는 것 안타깝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과 관련해 "(지방)선거가 다가오니까 시도지사들이 선거적 발언을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 16개 시도지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선거용 발언의) 상당부분 이해 하지만 (단체장) 여러분들은 반은 정치인, 반은 공직자의 관점에서 지역발전도 중요하게 다루고, 국가발전에도 기여하면서 임해야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오찬에 앞서 웃으며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각 지자체에서 '세종시 블랙홀' 논란을 일으키며 정치쟁점화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곳에는 새로운 것을 가져다 놓는다는 제한된 원칙에 의해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여러분이 피해 입지 않도록 중앙 정부가 노력할 것이다. 제 자신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사실 나 자신은 이 문제에 대해서 1년 이상 고민을 많이 했다. 행정도시는 내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고, 다음 정권 중간쯤 해야 할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그냥 슬슬 가면 만사가 다 편안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또 백년 후까지도 아니고 다음 대통령에 당장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세종시 수정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0∼20년 후도 아니고 차기 대통령 일하는데 지장을 주는 그런 일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 역사가 평가할까, 이런 생각도 했다"며 "개인적으로 욕을 먹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대통령 된 사람의 옳은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에 대해서도 "개인의 생각은 다 다를 것이다. 한나라당에서도 다를 수 있고, 야당 내에서도 다를 수 있다"면서도 "그게 무슨 소속에 따라 그냥 완전히 의견이 뭉쳐지는 것은 정치적 현안도 아니고 정책적 차원인데 너무 정치논리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야당과 함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데도 계파가 다르다고 해서 완전히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지금의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
이날 간담회에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준영 전남지사를 제외한 15개 시도지사가 모두 참석했으며, 세종시 수정에 반발하고 있는 이완구 충남지사를 대신하여 이인화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