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에게 있어 자동차 구입은 다른 무엇 보다 신중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다. 적게는 수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원까지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주로 월급생활을 하는 근로자들은 한정된 금액을 가지고 가장 효율적인 자동차 구매를 하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기도 하고 발품을 팔아가며 합리적인 가격과 고효율을 '저울질' 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 구입 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소득공제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모든 대금을 카드로 지불할 순 없어도 일정액을 카드로 결제해 연말 소득공제를 노리는 것이다.
자동차 구매를 계획 중인 직장인 A씨.
A씨는 승용차도 구입하고 연말 세제혜택도 받기 위해 일부러 카드사용 한도까지 늘리며 현금과 카드를 섞어 대금을 지불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자동차를 구입한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스러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포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상했던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 A씨는 합리적인 자동차 구입을 하기 위해 고생했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자 '허탈감' 마저 느꼈다.
도대체 왜 자동차 구입시 지불한 신용카드 결제 금액은 소득공제 대상이 될 수 없을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사용한 신용카드 공제혜택이 없어진 것은 지난 2002년 이후다.
신차 뿐 아니라 중고차에 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2004년 없어졌다.
신차에 대한 소득공제 여부는 법령에서, 중고차에 대한 소득공제 여부는 시행령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었다. 규정된 곳은 각각 달라도 자동차 구입에 있어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안되는 이유는 같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목적은 과표 양성화이고, 자동차는 이와 전혀 무관한 물품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 국가가 세제혜택을 주는 이유는 물건을 판 사업자가 무엇을 얼마나 팔았는지 정확히 알기 위한 과표 양성화에 목적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경우 취·등록세를 내면서 이미 세원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는 굳이 세제혜택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과표 양성화가 실현된 품목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자동차와 같은 이유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지 못하는 품목에는 골프회원권, 부동산, 선박, 상호, 상표권, 특허·실용신안권, 저작권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