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대우建 FI 1조·일반채권자 5천억 출자전환案 마련
우리은행 "FI 손실 더 부담해야"…논란 계속될 듯
금호그룹 전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채권자들을 상대로 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산업은행과 달리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의 출자전환 규모를 줄이고 FI들이 손실을 더 떠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출자전환과 병행되는 감자(減資) 규모와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13일 채권단과 대우건설 FI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대우건설 FI들 1조432억원, 일반채권자 50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방안을 마련했다.
이같은 출자전환 금액은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을 300%로 유지시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절차)을 진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추산됐다. 산업은행과 김앤장은 향후 실사결과에 따라 출자전환 액수 등은 일부 변동될 수 있다고 FI들에게 밝혔다.
대우건설 FI 17곳은 지난해말 금호산업 워크아웃 개시로 대우건설 풋백옵션이 자동행사돼 금호산업에 대한 무담보채권 약 3조9000억원을 보유중이다. 이들은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인수 사모투자펀드(PEF)가 대우건설 지분 37.2%를 주당 1만8000원에 사주면 2조3000억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FI들의 나머지 채권 1조6000억원중 1조432억원을 출자전환하되 나머지 6000억원은 그대로 무담보채권으로 보유하거나 채무면제 등으로 손실분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감자(減資)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산업은행의 이같은 안(案)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FI들이 일반 채권자보다 더 많은 손실을 부담해야 하며 FI들의 출자전환 규모도 산업은행 안보다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I들의 총채권에서 대우건설 지분 매각대금을 뺀 1조6000억원 중 5000억~6000억원 정도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1조원은 채무면제 등으로 손실분담해야 한다는 것.
우리은행 관계자는 "풋백옵션은 일종의 파생상품 투자이므로 일반채권자와 동등하게 손실을 분담해선 워크아웃 안이 통과될 수 없다"며 "FI들이 1조원대 출자를 하게 되면 금호산업의 최대주주가 돼 워크아웃을 제대로 끌고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FI들도 산업은행이 제시한 대우건설 지분 매각가격(주당 1만8000원)과 향후 채무재조정 방안이 불만족스럽다며 협상을 통해 최대한 이득을 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와 같이 금호산업 여신이 없는 금융회사들이 강경한 입장이다.
대우건설 FI들 17곳은 지난 12일 자체 회의를 열고 미래에셋과 칸서스, 우리투자증권, KTB 등 8개 금융회사를 협상대표기관으로 정했다. 이들은 협상을 대리할 법무법인으로 광장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FI들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 협의회를 다시 개최, 지분 매각방안과 채무재조정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