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특수부(차맹기 부장검사)가 13일 ㈜푸르밀(옛 롯데우유) 신준호(69) 회장을 소환해 대선주조㈜ 매매 과정의 불법 혐의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신 회장은 대선주조 매매 과정에서 회삿돈을 유용하고 대선주조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정을 하고 사모펀드의 금융권 대출을 도왔으며 이것이 대선주조에 위험을 가져온 차입인수(LBO)에 해당하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신 회장이 대선주조 인수에 나선 것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도(1997년 11월)와 사돈 최병석(58) 전 회장의 구속(2002년 1월)에 이어 경남지역을 근거로 주류업을 하는 ㈜무학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시달리던 대선주조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신 회장은 외아들과 며느리, 손자 등의 이름으로 지분 매입에 나섰다.
법정공방과 지분경쟁 등을 거쳐 2004년 10월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끈 신 회장 측은 3년 후인 2007년 11월 한국금융지주 산하 사모펀드인 코너스톤 에쿼티파트너스에 무려 3천600억 원에 대선주조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은 이익금을 다 가져가지 않고 200억 원가량을 이 사모펀드에 재투자해 여전히 대선주조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29일 신 회장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이후 600억 원짜리 회사가 어떻게 3년 만에 3천600억 원의 가치가 나가는 회사가 됐느냐는 것과 매매 이익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에 주목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신 회장이 대선주조의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삿돈 유용이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일명 '밀어내기 매출'을 통한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매출을 미리 앞당겨 매출액으로 잡는 편법이다.
이 밖에 검찰은 신 회장 측이 대선주조를 팔아 남긴 이익금 3천억 원의 흐름에 대해서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신 회장 측은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해 소명이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사건이 회삿돈을 빼낸 새로운 형태의 불법 인수합병이라며 혐의 입증에 자신하고 있지만, 신 회장 측은 검찰 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 측은 금융권 대출을 알선하면서 대선주조의 자산을 담보하기로 약정만 했지 실제 기업에 위험을 초래할 행위는 없었기 때문에 차입인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와 주주는 법적으로 별개의 인격을 가지는 데 서로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손해발생 때 상대 측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는 2006년 이를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검찰은 담보제공 약정만으로도 대선주조에 위험을 가져왔기 때문에 차입인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검찰이 주목하는 것은 코너스톤이 금융권에서 2천억 원을 빌리면서 대선주조의 기업가치를 부풀린 자료를 제출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신 회장과 사모펀드 측이 공모해 허위 자료를 금융권에 내고 이를 근거로 막대한 자금을 대출받았다는 게 검찰 수사의 또 다른 줄기다.
압수수색 2개월 만에 검찰에 소환된 신 회장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는 것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어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