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민사11부(이재영 부장판사)는 A씨가 잔금 미지급 상태에서 토지 매매계약을 해지한 뒤 납부한 취득세를 돌려달라며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세금 반환청구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잔금을 전부 주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고 계약금을 모두 돌려받았으므로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취득세 등의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취득세 신고 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법적 안정성이나 과세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05년 11월 B씨의 토지 3천100여㎡를 매입하기로 계약하고 이듬해 5월 계약서 상의 약정일에 잔금 일부를 지급했으나 토지 900여㎡가 인근 하천에 잠긴 '포락지'인 것을 알고서 6월 계약을 합의해제했다.
그러나 해제 사흘 뒤 기일 내 미납에 따른 가산금 부과를 피하려고 취득세 940여만원과 농어촌특별세 94만6천원을 낸 A씨는 '계약 해제로 과세요건 사실이 없는데도 구청의 잘못된 권유와 자진신고 유도에 따라 납부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과 항소심은 `매매계약 잔금 지급일에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 패소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법원은 법 해석상 오류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