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각종 부담금 관리 허술 지적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환경개선부담금, 기반시설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이 부실하게 운영돼, 국민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각종 부담금과 지방자치단체의 기부채납과 관련해 기획재정부 등 12개 중앙부처와 서울특별시 등 8개 시·도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비효율적인 부담금 관리체계와 불합리한 부과·징수, 부당한 기부채납 등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조치를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각종 부담금을 총괄 관리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사실상 부담금에 해당되는 13종을 관리대상에서 누락하고, 오히려 관리실익이 없는 예치금과 보증금 등 7종은 부담금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경부 등 10개 중앙부처에서는 부담금의 부과대상 및 부과요율을 법률이 아닌 하위법령에 규정하고, 부처 자율로 부과대상을 확대하거나 요율을 인상해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댐주변지역지원비용출연금 등 13종의 부담금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으며, 예치금이나 보증금 성격으로 운영돼 관리할 필요가 없는 산림복구비용예치금 등은 부담금으로 관리해 부담금 총액만 증가시켰다.
특히 환경부 등 10개 중앙부처에서는 부과대상과 부과요율이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규정돼 있음에도 부처 임의로 부과대상을 7회나 확대하고 부과요율도 71회나 멋대로 인상해 국민부담을 가중시켰다.
하나의 부과대상에 동일한 성격의 부담금을 이중으로 부과하고 있는 상황도 확인됐다.
공공시설수익자분담금과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은 두가지 모두 수도시설 공사비를 급수설비의 신설 또는 구경확대공사 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자로부터 부과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보령시에서는 2008년 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상수도원인자부담금 11억원(3건)을 징수하고도 같은 곳에 공공시설수익자분담금 3억원(3건)을 추가로 이중 징수했다.
부과대상이 아닌데도 부담금을 부당하게 부과한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과밀부담금을 납부한 A업체의 경우 건축물 사용승인일로부터 3년간 교통유발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용산구는 교통유발부담금 8억원을 부과·징수했다.
이밖에도 기관간 업무협조 미흡으로 부담금 부과를 누락하거나 부과대상임을 알면서도 미부과하는 등 부과금 관리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재건축사업이나 대형건축물 건축 인허가 시 재산 기부채납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부당하게 공영주차장이나 도시계획도로를 기부채납하도록 강요하면서 입주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적발됐다.
경기도 파주시는 B사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정에서 6층규모의 공영주차장을 기부채납하도록 요구해 기업에 35억원의 부담을 안겨줬고, 용인시도 공동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미 진입도로가 마련돼 있음에도, 해당사업과는 관련도 없는 기간도로를 건설해달라는 조건을 달아 162억원의 공사비를 가중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사업 인·허가 등과 관련해 사업시행자에게 부당한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등 국민부담 가중행위에 대해 시정 및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앞으로도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각종 부담금의 비효율적인 관리체계와 부당한 부담부과 및 기부채납 요구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