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예기간 두고 논의할 것"
공인회계사시험에 '국가회계(정부회계)'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2일 정부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공인회계사시험에 국가에 출원하는 기금 등 국가재무와 관계되는 기본적인 사항을 회계처리하는 내용의 '국가회계'를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공인회계사시험은 총 2차에 걸쳐 진행되며 1차 시험에서는 회계학, 경영학, 세법개론, 경제원론, 상법(영어) 등 5개 과목이, 2차 시험에서는 재무회계, 원가회계, 회계감사, 세법, 재무관리 등 5개 과목이 치러진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정부출자 기금 및 국가자산 관리에 대한 투명성이 높아져 회계사시험에 국가회계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시행되더라도 유예기간을 둬 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회계사시험은 일반 영리기업의 회계기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여기에 공공서비스 제공 및 국민 권익에 초점을 맞춘 '국가회계'를 시험내용에 추가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 한 회계전문가는 "1997년 IMF사태가 터졌을 때 국가회계가 가계부처럼 수입과 지출만 적혀 있어 국가 자산에 대한 데이터를 정확히 뽑아내지 못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복식부기에 기초한 국가회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정부 기금의 투명한 운용 및 체계적인 국가자산 관리의 소프트웨어를 튼실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회계사들이 국가회계 지식을 쌓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단식부기·현금주의의 국가회계를 복식부기·발생주의 회계로 변경, 운용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회계·결산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반면, 국가회계가 영리기업의 회계기준과 별로 다를 게 없어 예비 회계사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한양여대 오문성 교수는 "국가회계라는 것이 구조만 조금 다를 뿐, 복식부기의 틀에 벗어난 것이 아니다"며 "국가회계가 시험에 포함되면,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험생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가회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 및 예비 회계사들의 준비 등을 고려해 회계사시험에 국가회계를 어떤 방식으로 추가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