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유명 골프장을 소유한 일부 골프장 운영업체들이 정부의 차별적 조세정책에 반발,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할 전망이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들 골프장 운영업체들이 문제로 삼은 것은 비수도권 골프장(이하 지방골프장)들에 한해 2010년 말까지 개별소비세 납부를 면제토록 한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이다.
31일 조세심판원과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등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최근 수도권 골프장에 대해서만 개별소비세를 과세하는 것이 조세공평주의 등에 반한 위헌인지 여부를 가려달라는 일부 골프장 운영업체의 심판청구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2008년 10월 수도권(서울.경기)과 제주도를 제외한 지방소재 골프장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감면하는 제도를 도입, 시행했다. 이 제도 시행 이후 지방골프장들이 개별소비세 감면분 만큼 그린피를 인하, 지방골프장 입장객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효과를 거뒀다.
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2008년 10월 개별소비세 감면 시행 이후 지난해 4월까지 지방골프장 내장객이 전년대비 18.2% 증가한데 비해 수도권 소재 골프장들은 내장객이 감소(4.5%)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소비세 면제로 최대 5만원까지 그린피 차이가 발생, 가격경쟁력을 일정부분 상실한 수도권 골프장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인 셈.
이에 수도권 골프장 업체들은 경영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개별소비세 면제 조치에 대한 위헌소송 제기 방침을 내놓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골프장 입장행위를 사치성 행위로 판단해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제도 자체에 대한 위헌여부도 따지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현행 행정심판 전치주의로 인해 즉각적인 위헌소송 제기가 불가능해지자 지난해 10월 2009년 제1기분 개별소비세 등을 전액 납부한 후 조세심판원에 제도의 '위헌성'을 언급하며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심판원은 이들 골프장 운영업체들이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현행 법상 과세의 잘못은 없다"고 설명한 뒤 위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헌법재판소에 제기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해당 업체들에게 통보했다.
심판원의 기각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절차적 문제를 해결(행정심판 전치주의)한 수도권 골프장 업체들은 헌법소원 제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제는 위헌결정이 내려져도 수도권 골프장들이 이미 납부한 세금에 대해서는 소급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제도가 올해 말로 일몰(日沒)이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필요한 헌법소원 제기는 무의미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수도권 골프장 업체들은 골프장 입장행위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제도 자체에 대한 위헌여부를 제기하고 정부의 제도 일몰 연장 등 추가적인 차별적 개별소비세 면제에 대한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방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이 위헌이라고 결정이 나도 이미 납부한 세금은 소급효과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면서 "(헌법소원 제기를 통해)골프장 입장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가 잘못됐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경영협회는 이와 별도로 정부에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의 수도권 골프장 확대적용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수도권 골프장에 대해서도 세금감면을 확대할 경우 그린피 인하에 따른 해외 골프투어 감소 등의 여파로 6000억원 가량의 서비스수지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며 "또한 법인세수 증가 및 고용창출 효과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