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사업 사후적평가 제도'‥재정 총괄·관리하는 부처 신설
장기적으로 "재정지출만큼 세입확보"하는 재정준칙 마련해야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정적자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재정관리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주관한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재정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서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등을 법률로 규정하고,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신뢰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한 사전평가와 사후평가를 동시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정사업 실시 전에는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강화하고, 실시 후에는 '재정사업 사후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인천대 황성현 교수는 "예타 조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사대상과 조사 제외대상을 법률로 규정하고, 대규모 집단사업을 단위사업 하나로 묶어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공기업이 추진하는 사업도 집단사업의 일부로 추진될 경우 예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4대강 사업 중 제방보강, 준설 사업이 재해예방 사업으로 분류돼 예타 대상에서 제외되고, 수자원공사가 시공하는 보 사업도 공기업 사업으로 분류돼 예타가 실시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
이어 "사후적 관점의 예타조사가 필요하다"며 "사업추진 당시 예측했던 경제성 평가결과나 사업의 파급효과 및 영향평가 등을 점검하고, 각종 정책대안에 대한 논의를 사후적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예산사업 사전·사후평가를 수행해 그 결과를 예산편성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공공부문 운영의 효율적 관리를 담당하는 부처로 가칭 '재정관리처'를 신설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중앙재정, 지방재정, 지방교육재정 등의 보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세연구원 박형수 재정분석센터장은 "재정건전성 조기회복을 위한 한시적인 재정준칙과 장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의무적 지출에 대한 재정준칙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한시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이 일정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총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또는 세입증가율보다 일정정도 낮게 제한하는 준칙과 장기적으로 감세 및 복지 등 의무적 지출에 대해 PAYGO(Pay-as-you-go) 원칙을 도입하는 것.
PAYGO 원칙이란 법정지출 증가 또는 세입감소를 내용으로 새로운 입법을 할 때 반드시 대응되는 세입증가나 다른 법정지출 감소 등 재원조달 방안이 동시에 입법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돈을 쓸 거면 해당 돈이 들어올 만한 방안도 마련하라는 뜻이다.
이와 함께 좋은예산센터 윤영진 대표는 공기업 채무를 국가채무로 볼 것인가에 대해 "국제기준에 의한 국가채무 통계는 '일반 정부부문의 채무'이기 때문에 공기업 채무는 제외되는 것이 맞다"며 "다만 공공부문 채무 통계는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채무와 부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채무는 정부가 금전차입한 결과로 갚아야 할 돈이지만, 부채는 자산과 함께 재정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채무관리를 위한 정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재정관리 방안이 법 개정안으로 제출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국가채무관리계획에 중기 국채발행계획을 포함하고, 공공기관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수립, 임대형 민자사업에 대한 중기 정부지급금 보고서 작성 등을 담은 국가재정법,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법률, 사회기반시설 민간투자법 개정안 등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양준모 교수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의무지출의 증가율 및 근거 등을 구체화하고, 전년도 국가재정운용계획 평가 및 분석보고서, 중장기 기금종합재정관리계획, 국가채무관리계획, 국가보증채무관리보고서, 공공기관의 재무관리계획, 민자사업 정부지급금예산서 등을 첨부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