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상속증여재산 평가방법 개선 연구용역 의뢰
기획재정부가 아파트 등 부동산 상속·증여시 해당 부동산 상속증여가액 등을 평가하는 방법을 개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납세자와 과세관청 간 잦은 다툼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유사매매사례 평가방법에 대한 손질이 예상,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재정부는 5일 상속·증여재산 평가방법 개선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상속·증여재산 평가방법 개선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며 "주로 (상속·증여 받은)부동산에 대한 평가방법 개선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상속·증여 재산은 상속 또는 증여일 현재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시가산정이 어려운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의 일환으로 상속일 전후 6개월 이내(증여일 전후 3개월 이내)에 매매된 비슷한 재산가치의 부동산을 시가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
이른바 '유사매매사례 평가방법'이다. 유사매매사례는 최대한 시가를 반영하기 위한 장치로 유사매매사례 마저 없을 경우, 시가보다 낮게 평가된 기준시가로 신고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사매매사례에 대한 기준이 보는 사람(납세자-과세관청)에 따라 달라 지난 2004년 유사매매사례 평가방법이 도입된 이후 이와 관련한 조세불복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세법에는 유사매매사례를 '상속증여재산과 면적·위치·용도 및 종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재산'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이를 명확하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세당국에서는 상속아파트와 같은 단지, 평형을 유사매매사례로 규정해 기계적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는데 반해 납세자들은 층수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차이, 조망권 및 내부수리 정도 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사매매사례로 보기 힘들다며 과세에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조세심판원이 서울 강남구 221m²(67평형) 상속아파트와 같은 단지 내에 위치한 188m²(57평형) 아파트를 유사매매사례로 인정한 국세청의 결정에 대해 "같은 단지라도 면적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납세자의 조세불복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188m²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28억원인데, 221m²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15억7000만원으로 무려 12억3000만원이나 차이가 나면서 최대한 시가를 반영하기 위해 도입한 유사매매사례 평가방법의 취지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판원의 결정으로 해당 납세자는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유사매매사례와 관련한 조세불복에서 좀처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무대리인 등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 유사매매사례 평가방법의 현실적 한계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흘러나왔다.
특히 납세자 입장에서는 상속증여세 자진납부에 앞서 유사매매사례를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시가로 신고를 했다가 정보 접근성이 높은 과세당국의 추가적인 조사에 '덜미'를 잡혀 추가적인 세금에 가산세까지 내야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이에 따라 연구용역 의뢰를 통해 해외사례 등을 분석, 객관적 시가 반영 방안을 검토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용역을 토대로 마련된 개선방안이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경우 앞으로 유사매매사례 평가방법으로 인한 납세자와 과세관청간 다툼이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