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영업정지 등 중징계 당할라, 조심 또 조심"
올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코스닥 기업은 23개사로 지난해 20개사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회사의 분식회계를 묵인한 화인경영회계법인에 대해 감독당국이 업무정지 6월의 중징계를 내리는 등 '본보기'를 보인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12월 결산법인 중 상장폐지 사유 발생기업은 35개사로 지난해 36개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들 기업은 취약한 재무구조와 저조한 수익성 등으로 자금조달 시도가 빈번하고, 잦은 경영진 변경과 횡령·배임발생, 공시의무 위반 등 내부통제가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었다.
이 가운데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과 사업보고서 미제출 기업은 각각 23개사, 4개사로 지난해(20개사, 1개사)보다 3개사씩 늘었다.
반면 자본잠식으로 즉시 퇴출된 기업은 14개에서 6개사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도입되면서 자본잠식 등 한계기업이 수시로 퇴출되고 있기 때문에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거래소와 감독당국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코스닥 회계감독 강화와 상장폐지 실질심사 등 투자자보호 조치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 외부감사를 담당하는 회계법인에서는 부실한 회계처리를 봐주다가 감독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당하면 막대한 손해는 물론, 대외적인 신뢰도에도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하는 분위기다.
모 회계법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회계법인이 기업의 요구를 들어주는 경향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잘못을 봐주다가 자칫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며 "글로벌 회계법인은 전 세계적인 영업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감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영 금융감독원 회계서비스1국장도 "지난해 회계법인에 대한 중징계 조치가 감사업계에는 큰 경고가 됐을 것"이라며 "부실기업의 검증과 관련해 회계법인의 회계감사기능과 감독당국의 회계감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내년 전면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은 새로운 회계기준의 도입으로서 회계감사 강화와 감사의견 비적정기업 증가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거래소 측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