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기업회생절차 신청 업체 증가…지역경제 '위기감' 확산
건설업체 유동성 위기-경영실적 부진, 법인세수 대폭 감소 전망
호남지역 건설업체들 중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체들이 늘면서 지역경제에 불안감이 커지고 세수입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일 광주·전남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올해 초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데 이어 지난 3월 초에는 도급순위 58위인 성원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또 지난 2일에는 광주·전남 도급순위 2위(국내 건설업 도급순위 35위)인 남양건설 마저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으로써 지역 건설업계의 '부도 도미노'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지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와 조선사들의 부실이 다른 산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한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까지 늘면서 건설업체들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경제기반이 취약한 호남지역의 건설사들은 아파트 미분양 사태를 겪으면서 채권 금융사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광주전남지역 중견 건설·조선업체인 삼능건설, 송촌종합건설, 한국건설, 새한종합건설, 중도건설, 대한조선 등이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 10위권 안에 있는 중견 업체들이 신규사업 진출과 수주 물량 급감에 따른 자금경색 등으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지역의 D건설을 비롯 10여개 중소규모 건설사들이 회사 문을 닫거나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처럼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들의 잇따른 위기감으로 인해 고용불안과 은행 대출 위축 등 지역경제에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또 법인사업자 가운데 건설업 비중이 높은 지역의 특성상 건설사들의 수난이 이어질 경우 자금난은 하도급업체로 이어져 지역 경제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광주지방국세청이 거둬들여야 하는 법인세수도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광주지방국세청은 지난해 10조원에 이르는 총세수입 가운데 10%인 1조원 정도를 법인세수로 충당했다. 하지만 건설·조선사들의 잇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법인세 징수액은 30%에서 많게는 40%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700억여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던 금호산업은 2009년 2조6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해 올해 광주국세청에 한 푼의 법인세도 납부하지 못했다. 또 대한조선과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구조조정에 오른 업체들도 법인세 납부액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지난해 경영실적이 개선돼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던 법인들도 각종 비용이 증가하면서 납부할 법인세는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 백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해 왔던 삼성광주전자는 올해 66억원을 납부하는데 그쳤으며, 우미건설 역시 지난해 165억원에서 올해에는 110억여원으로 줄어든 법인세를 광주청에 신고했다.
또 지난해 지역 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는 은행권에도 영향을 끼쳐 광주의 대표적인 은행인 광주은행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대손충당금의 전입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광주국세청에 납부한 법인세 납부액은 전년도 400억원에서 올해에는 29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광주지방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함께 은행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까지 막히면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올해 법인들이 신고·납부한 법인세는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