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관세청은 10억원 이상의 세금을 2년 넘게 내지 않은 25명의 관세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체로 높은 관세율 품목을 수입할 때 저가로 신고했다가 추징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특징을 보였다.
관세율이 높은 품목은 대부분 농산물인데,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긴급관세나 양허관세 등의 방식으로 부과된다.
수입업체가 농산물유통공사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시장접근물량 이내의 농산물에 대해서는 낮은 기본관세가 매겨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높은 양허세율이 적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수입품목 중 가장 양허세율이 높은 것은 사료로 많이 쓰이는 매니옥(고구마)으로 887.4%에 이르지만, 기본세율은 20%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매니옥 수입가격(과세표준)이 1000만원일 경우 시장접근물량 이내라면 200만원의 기본관세를 내면 되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양허세율이 적용되면 8874만원의 관세를 내야하는 셈.
이 때문에 수입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거액의 관세를 추징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매니옥에 이어 전분류인 이눌린은 기본세율이 5%에 불과하지만 양허세율은 800.3%에 이르고 있으며, 수수는 779.4%(기본세율 3%), 홍삼은 754.3%(기본세율 20%)의 '천문학적' 양허세율이 적용된다.
참깨와 대추는 양허세율이 각각 630.0%, 611.5%이며, 기본세율 자체도 40%, 50%로 전체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본세율이 30%인 녹두와 잣의 양허세율은 607.5%, 566.8%이고, 메주콩으로 쓰이는 대두는 487.0%(기본세율 3%)의 양허세율이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