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한·권수영 교수 "재무제표 공시 상시 모니터링 필요"
"품질관리감리 강화, 위반사항 즉시 수정공시 유도"
내년부터 '원칙'을 중시하는 국제회계기준(IFRS)과 신국제감사기준(New ISA)이 전면 도입되는 가운데, 감독당국이 외부감사인에 대한 감리를 '공시' 중심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주목된다.
현행 사후적 감사보고서 감리는 결과 발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사전적인 재무제표 공시감독을 강화하고, 품질관리감리를 통해 회계처리 잘못을 미리 예방하자는 취지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와 권수영 고려대 교수는 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주최 '외부감사인의 감리제도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내년부터 원칙 중심의 IFRS가 전면 도입되면 기업 회계처리 담당자와 외부감사인의 전문가적 판단에 의한 회계처리 선택권이 대폭 확대되기 때문에 이들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일한 회계사건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안이 중대하거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감사인이나 회계전문가들이 모여서 회계처리방식을 합의하거나,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질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한 '리스크' 중심의 신국제감사기준이 도입되면 감사위험평가가 낮게 나타난 계정에서 회계부정이 발견될 경우, 회계감사기준보다 재무제표 왜곡표시에 초점을 맞춘 현행 양정규정으로는 감사인이 징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고위·중과실 여부나 왜곡표시 금액 중심으로 돼 있는 외부감사인에 대한 징계 양정규정을 감사기준 위배여부나 질적 관점에 맞춰서 바꿔야 한다는 것.
특히 회계업계에서는 여전히 감사조서나 감사인 중심의 감리가 실시되고 있으며, 사후적인 적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감사보고서 감리제도를 폐지하고, 기업 재무제표에 대한 직접적 심사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권 교수는 "감사보고서 감리 결과는 상당 기간이 지나야 나오기 때문에 회계감독의 적시성이나 효과성에 문제가 있다"며 "상장법인의 재무보고는 공시감독 차원에서 관리하고, 재무정보 공시내용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등 사전적인 공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계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수정 공시토록 하고 처벌보다는 시장기능을 통한 규율방식으로 회계감독을 정착시켜야 하며, 사후적인 '개별감리'보다는 사전적인 '품질관리감리'를 통해 회계처리 잘못을 예방하는 등 감사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재무제표 감독과 회계감사에 대한 감독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현행 금융감독원의 회계서비스1·2국 조직을 '재무제표심사국'과 '감사품질관리감리국'으로 개편하는 대안도 제시됐다.
권 교수는 "원칙 중심의 IFRS가 도입되면 재량권 남용으로 인해 감사품질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과중한 법적 책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재무제표 심사기능과 조사기능을 분리하고, 감독당국이 감리를 지적할 때는 감리 절차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