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공인회계사가 간통 항소심 재판에서 부산고법으로부터 형을 면제받는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용빈)는 지난달 말 공인회계사법과 세무사법 위반 및 간통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항소한 K회계사에게 양형부당 주장에 이유가 있다고 결론짓고 형을 면제함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공인회계사 등록취소 후 업무수행을 해 공인회계사법 위반으로 받은 600만원의 벌금형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500만원으로 형을 낮췄다.
K회계사의 부인은 지난 2007년 7월경 K회계사가 부산 동래구에 있는 내연녀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간통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K회계사는 범행을 부인해 오다 약 1년이 지난 2008년 7월 국과수의 DNA감정 등의 증거조사에 의해 혐의가 인정돼 내연녀 A씨와 K회계사는 징역 8월과 1년형을 각각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그후 K회계사는 그해 9월 두달 만에 간통사실을 인정하면서 보석청구로 석방됐고, 2008년 11월 집행유예의 항소심 판결을 선고받은 후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기각됐다.
그런 가운데 내연녀인 A씨가 2009년 3월 초 K회계사의 딸을 출산하게 되고 원고(K회계사 부인)는 영아가 K회계사의 친딸임을 확인하고 2009년 6월 초 또 다시 간통으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K회계사는 원고가 2008년 11월경 당시 피고 A씨가 임신한 사실 및 태아의 친부임을 알면서도 고소하지 않아 간통죄의 고소기간인 6개월을 넘겼으며 이혼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원고로부터 간통에 대한 종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대해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며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부산고법은 간통을 처벌하는 형벌규정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기는 하나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8년 10월 30일 9인의 재판관 중 5인이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의 의견을 제시했고, 현재 그 개폐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면제함이 상당하다며 K회계사 양형부당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또한 세무사법위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돼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해 무죄를 선고해야 하나, 상상적 경합으로 기소된 공인회계사법위반에 대해서는 법이 유죄로 정한 이상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