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법인카드 수 줄이고 사용명세 명확히 작성하라"
광고주 의뢰 없는 광고 내보내고 수 천만원 챙겨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가 법인카드를 필요 이상으로 발급받아 방만하게 사용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으로부터 주의요구를 받았다. 코바코는 또한 광고주가 의뢰하지도 않은 광고를 내보내고 수천만원의 광고료를 꿀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9일 공개한 코바코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결과에 따르면 총 직원수 304명에 불과한 코바코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177개의 법인카드를 발급(직원 1.7명당 1개)받았으며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기록하는 관리대장도 허술하게 작성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바코는 예산집행지침 상 업무추진비, 행사비, 회의비 등은 사용목적과 예산한도를 정하고 집행은 전액 법인카드로 결제토록했으며, 업무 유관성 입증이 가능하도록 일시, 사용자, 대상자, 집행목적 등을 관리대장에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코바코는 법인카드를 과다하게 발급받은 것도 모자라 관리대장에 실제 사용자, 사용시간, 참석자 또는 대상자를 적지 않고 주로 팀 회의비, 유관기관 회의비 등 막연하게 적어 집행목적과 업무 유관성을 확인할 수 없는 등 법인카드 사용명세를 제대로 기록, 관리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한 팀이 3개의 법인카드로 각각 다른 곳에서 점심식사 대금을 결제한 뒤 회의비로 처리하는 등 팀회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팀회의비로 처리한 경우가 2007년부터 2009년 9월 말까지 1119회에 걸쳐 4200여만원에 달하는 등 법인카드를 방만하게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법인카드로 회의비 등을 빌미로 점심식대를 결제하는 등 업무 목적 외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과다하게 발급된 법인카드 수를 줄이고 법인카드 사용 명세를 명확하게 작성하는 등 법인카드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조치를 내렸다.
코바코는 아울러 200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만2384건의 '무의뢰광고'를 방송했으며 이 중 318건에 대해서는 광고주와 협의해 사후에 6700만원의 광고료를 청구, 수납했다.
나머지 1만2066건의 경우 광고주들과 협의가 되지 않아 광고주가 광고료 지급을 거절하는 등 분쟁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코바코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또 지상파방송의 경우 알코올 17도 이상의 주류 광고는 금지돼 있고 17도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광고 금지시간대가 설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바코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주류광고 금지시간대에 총 47건의 광고를 내보낸 사실도 적발해 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무의뢰광고의 광고료를 사후에 광고주에게 청구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주류광고 의뢰시 주류광고가 방송금지시간대에 방송되지 않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의조치를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