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날 밤, 입사 1년이 채 안 된 신출내기 근로자 A씨는 회사의 급한 지시를 받고 거래처 관계자를 만나 상담을 나눈 후 밤 12시 30분경 집으로 귀가하다 눈길에서 넘어져 사망했다.
회사는 A씨가 근무한 기간이 1년이 채 안되어 회사 규정에 따라 퇴직금과 사망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지만 별도의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유가족들에게 '유족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A씨의 유가족들이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자신들이 회사로부터 받은 유족위로금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성질의 소득인지 여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A씨의 유가족들은 어떤 답을 얻었을까.
□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면?= 6일 국세청에 따르면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 유가족이 회사로부터 받는 위자료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원천세과-362).
현행 세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 받는 유족급여, 유족특별급여 등을 비과세 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근로의 제공으로 인한 부상, 질병, 사망과 관련해 근로자나 유가족이 받는 배상 등과 같은 위자료 성격의 급여도 비과세 소득으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
국세청은 "근로의 제공으로 인한 근로자의 사망으로 유가족이 회사로부터 받는 위자료 성질의 급여는 비과세 된다"고 밝혔다. 다만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인지 여부는 '입증'이 필요하다. 입증이 안될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특히 A씨처럼 퇴근길에 사망을 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판단하기 난해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출·퇴근시 사고에 대해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근로자가 회사에서 관리하는 통근버스나 회사차량을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만, 본인의 승용차·오토바이·자전거·도보 및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다가 일어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최근 법원이 출·퇴근시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A씨의 경우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 2008년 판결을 통해(대법원2006두4127) "출·퇴근 도중의 업무수행, 통상적인 출·퇴근시간 이전 혹은 이후에 업무와 관련한 긴급한 사무처리, 그 밖의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발생한 출·퇴근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