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 증거인멸?.. 관세청장은 왜 세 차례 폰을 바꿨나

18일 관세청 국정감사서 '세관직원 마약밀반입' 연루의혹 집중 질의

관세청장 휴대전화 교체 주목.. 야당 "갑자기 왜 휴대전화 바꿨느냐"

고광효 관세청장 "지난해는 통상적인 변경주기.. 올해는 액정 깨진 탓"

세관 직원이 마약 밀반입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광효 관세청장의 잦은 휴대전화 교체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의혹 제기에 고 청장은 '노후와 파손'이 교체 이유였다며 증거인멸 가능성을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고 청장은 지난해 10월 15일 갤럭시Z폴드3에서 갤럭시S23U로 폰을 교체했고, 약 9개월 뒤인 올해 7월 17일 갤럭시S23U에서 갤럭시S24로 다시 폰을 변경했다. 그리고 바로 4일 뒤인 21일 다시 갤럭시S23U로 변경했다가 곧장 갤럭시S24U로 다시 바꿨다. 위 4차례 변경이력은 모두 USIM 기기변경으로, 통신사(유심)는 그대로 유지한 채 기기만 바꿨다.

18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관세청·조달청·통계청 합동 국정감사에서는 '세관직원 마약 밀반입 의혹' 사건과 관련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고 청장이 작년 10월 15일, 올해 7월 17일, 21일 총 세 차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에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올해 7월 공수처에 청장이 고발되니까, 그날 바로 또 휴대폰 기기를 바꿨는데 왜 하필 이때 휴대폰을 바꿨느냐"고 물었고, 고 청장은 "작년 단말기 교체는 노후화, 올해 교체는 파손 때문"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증명할 수 있나"고 물으니, 고 청장은 "공수처 수사사안"이라며 답변을 피해갔다. 박 의원은 "스스로 통신기록을 수사 당국에 제출하는 게, 명예회복의 길 아니냐"고 되물었고, 고 청장은 "수사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면서 "증거인멸과는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같은당 김영환 의원은 이전에 사용한 휴대전화 기기 보유여부를 추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현재 갤럭시Z 폴드3를 갖고 있는지"를 물었고, 고 청장은 "잘 모르겠는데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럼 갤럭시23U는 갖고있느냐"고 물었고, 고 청장은 "수사 때 말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당 진성준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작년 1번(Z폴드→S23U), 올해 1번(S23U→S24) 총 2번 바꿨다"면서 "그 이전에는 언제 바꿨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작년에 (처음 Z폴드3로) 바꾼 건 (이전에) 오래 쓴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은 고 청장에게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야당 의원분들이 짧은 기간 동안 휴대전화를 3번이나 바꿨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러냐"면서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고 청장은 "통상적으로 1년 6개월정도 (휴대전화를) 썼는데, 올해는 (7월에 S24U로) 1번 바꿨다. 액정이 깨져서 그렇다"면서 "이후 깨진 거를 다시 한 번 써보려고 구형폰(S23U)으로 바꿨다가, 도저히 안 돼서 바로 새 폰(S24U)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핸드폰도 상당히 보완이 필요한 기기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유심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신기록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재위 위원들은 세관직원 마약 밀반입 의혹에 대해 관세청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지금 관세청이 청장 리스크(위험)에 빠져있다"면서 "청장이 좀 더 확실하게 조치를 해야 하는데, 시원하게 답변을 못 해 관세청 직원들의 명예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청장이 "수사결과가 나오면"이라고 말하는 찰나, 정 의원은 "수사가 2년 됐는데 아직도 안 나오지 않냐"고 다그치며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고, 계속 변명만 하고 직원들은 명예는 어디로 갑니까"라고 나무랐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세관직원이 명백히 범죄와 무관하면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무리한 수사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필요하다면 법률적인 대응을 포함해서 당당하게 대응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