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텍사스 공장 투자속도 늦춘다...'ASML 장비 수령 연기'

삼성, 납품 일정 설명없이 ASML 장비 수령 연기

텍사스 공장에 파견된 한국 직원들도 귀국길 올라

테일러 공장 완공 목표 2024년 하반기→2026년

삼성전자가 올해 초 인도 예정이었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용 칩 제조장비 수령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삼성전자가 미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사용될 네덜란드 업체 ASML 칩 제조 장비 인도를 미뤘으며 공장에 파견된 한국 직원들도 귀국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ASML이 첨단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올해 초 삼성전자에 인도할 예정이었는데 삼성이 장비나 수정된 납품 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채 수령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대당 2억달러에 달하는 EUV 장비는 스마트폰, 전자기기, 인공지능(AI) 서버에 사용되는 첨단 칩 제조에 널리 사용된다. 앞서 ASML은 인공지능(AI)을 제외한 반도체 시장의 약세와 주요 고객사들의 신규 팹(공장) 건설 지연을 이유로 2025년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ASML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미국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다.

지난 2022년 착공한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추월하기 위해 마련한 핵심기지 중 한 곳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당초 계획한 테일러 공장의 완공 목표를 2024년 하반기에서 2026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 로드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완공 시점은 2026년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맥쿼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신규 고객이 없으면 2026년 팹 가동 일정도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2026년에 테일러 팹 생산을 시작하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으며 직원의 복귀는 정기 순환 근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