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거용 부동산, 공제규모 확대해 자발적 감정평가 유인해야"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

세수 확대와 과세 형평성 제고에 효과 있어

자발적인 감정평가 확대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마련 필요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감정평가하는 경우, 현행(최대 500만원)보다 높은 과세가액 공제규모를 적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감정평가수수료는 대부분 1000만원이 넘는데, 공제는 최대 500만원밖에 받을 수 없어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감정평가를 할 유인이 없다는 분석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3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은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에 예산현액 45억2400만원 중 45억23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상속·증여 대상 비주거용 부동산의 신고가액이 시가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 경우, 감정평가를 의뢰해 가액을 산정하는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은 대상이 되는 비주거용 부동산을 국세청이 2개의 감정평가법인에 감정평가를 의뢰해, 그 결과를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감정평가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신고가액 대비 감정가액은 68%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돼,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세수 확대와 과세 형평성 제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나의 부동산에 2번의 감정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국세청은 연초 감정평가법인과의 협약을 통해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고 있지만, 예산 한계로 인해 연내에 처리해야 할 일부 부동산은 평가 시기 조정을 통해 차년도 예산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예산 범위 내에서 필요한 업무가 완결될 수 있도록 하고, 편성된 예산 중에서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납세자들의 자발적인 감정평가 신고가 확산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20조의3제3항을 근거로, 자발적으로 감정평가를 거치는 경우 과세표준에서 감정평가수수료 지출액과 500만원 중 적은 액수를 공제하고 있다. 현행 체계상 과세가액에서 500만원이 공제되면, 납세자는 최대 250만원의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세청이 실시한 감정평가수수료 구간별 감정평가 건수에 따르면, 지난해 감정평가수수료가 1000만원 이상인 건수는 192건 중 162건으로 집계됐다.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경우도 이와 유사한 수수료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고액의 감정평가수수료가 발생하는 부동산은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아 자발적인 감정평가를 촉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개인이 감정평가를 실시할 때의 비용을 감안해 공제 규모를 인상한다면 자발적인 감정평가가 확대될 수 있고, 그에 따라 국세청이 실시하는 감정평가가 감소할 경우 관련 예산 소요가 절감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보고서는 "현행 과세가액 공제규모보다는 크되, 필요 이상의 세입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 적절한 과세가액 공제규모를 산정해 고액의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자발적 감정평가 유인을 확대하고, 그 결과가 국세청이 최종적으로 실시한 감정평가액이 크게 미달하는 경우 등은 불이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으로 과세가액 공제규모가 확대되는 경우에는 자발적 감정평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