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연말 국세청 인사 시즌이 다가왔지만, 예년과 달리 폭풍전야와 같은 고요함만 감돌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본청에서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면서 인사이동을 앞둔 당사자들과 지방청 인사담당부서의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통상적으로는 매년 12월 말 고위공무원 인사와 세무서장급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퇴직으로 발생한 공석을 메우고, 1년간 임기를 마친 이들의 순환 보직을 실시하기 위함이다.
이번에도 30여명에 달하는 서기관급 이상 간부가 퇴직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무원 중에선 김동일 부산지방국세청장(가급), 박수복 인천지방국세청장(나급)이 1966년생으로 연령명퇴(2년 조기명퇴) 대상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연령명퇴에 속한 세무서장들과 정해진 시기보다 일찍 퇴임을 결정한 이들이다.
김동일 청장과 박수복 청장은 예정대로 퇴임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각 지방청 관계자에 따르면 김 청장은 이달 30일(월), 박 청장은 이달 31일(화) 각각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퇴직 예정 세무서장들도 27일 또는 30일 퇴임식 날짜를 잡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퇴임자는 예정대로 나가지만, 그 자리를 채울 '새 얼굴'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라는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퇴임식 전 인사발표가 나지 않으면, 공석은 불가피하다.
이에 일각에선 세무서장 인사부터 우선 단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공단 인사는 상황이 어렵다 쳐도 대통령실의 재가가 필요없는 세무서장 인사까지 굳이 미룰 필요가 있냐는 것.
퇴직에 따른 공석도 공석이지만, 임기 1년을 채운 이들의 전보인사가 이루어져야 내달 줄줄이 이어질 사무관(1월 3일), 6급 이하 인사(1월 17일) 등에도 차질이 생기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지방청 관계자는 "세무서장급 인사부터 해야 혼란이 줄어들 것 같다"면서 "최근 묵묵히 업무를 수행해 달라는 메시지가 위에서 내려왔는데,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할 수 있는 인사부터 정상적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결단을 내려야 할 본청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청 인사 관계자는 "고공단 인사가 늦어지면서 세무서장 인사 단행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공단 인사 후 세무서장 인사가 단행되는 것이 원칙이나 고공단 인사가 지나치게 늦어질 경우 세무서장 인사를 먼저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