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인가 의결...10년만의 부활
합병 후 종합금융업무 등 영위 기간, 합병 등기일로부터 10년 조건 부과
사업계획 이행여부 매년 보고...이행현황 적정성 주기적 점검 계획
초대 대표엔 '대우증권맨' 출신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 임명
대형 증권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많은 과제 남아...대형 증권사 M&A도 배제 못해
◆…우리금융그룹의 숙원사업인 증권업 진출이 10년만에 이뤄졌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위한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인가를 최종 의결했다. 합병법인은 내달 1일 출범할 예정이다.［사진=우리금융, 조세일보 합성］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했던 증권사를 10년만에 다시 출범하게 됐다. 내달 1일 우리투자증권이 새로운 모습으로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 관련 인가를 의결했다. 다음달 1일 합병법인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위한 최종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3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채권자 이의제출 절차만을 남겨뒀다.
금융당국(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합병인가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및 실지조사 등을 거쳐 이어 인가요건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고, 그 결과 법령상 모든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병 및 단기금융업 인가와 관련해 합병 후 존속법인이 종합금융업무 등을 영위할 수 있는 기간은 합병 등기일로부터 10년으로 하는 조건을 부과했다고 부연했다. 즉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시행령 제5조의3 제2항에 따라 10년의 범위내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발행어음과 기업여신이 가능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대해서는 한도 규제가 있는 점, 합병증권사의 경우 종금사 업무의 영위기간이 10년 이내로 제한된 점 등을 고려해, 포스증권은 발행어음 한도, 기업여신 한도, 단계적인 종금업 축소‧증권업 확대 등을 사업계획에 포함했으며, 금융당국은 사업계획의 이행여부를 매년 보고 받고, 이행현황의 적정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의 이번 의결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절차를 완료하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정식 편입된다. 기존 포스증권이 보유 중인 펀드 판매 중심 인가를 투자매매업 변경 에비인가와 투자중개업 추가 등록 등 사안도 동시에 진행된다. 우리종합금융이 보유하고 있던 종금사 업무는 합병 등기일 이후 10년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 부과됐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5년 내 10위권 증권사로의 성장이 목표다. 늦어도 10년 내에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합병법인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가량으로 전체 증권사 가운데 18위 정도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지원을 바탕으로 추가 증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5월 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을 통한 증권업 진출'에 대해 'IB와 디지털이 강력한 국내 선도 증권사 육성'이라는 그룹의 자본시장 비즈니스 전략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종금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그룹 전략에 따라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IB사업 역량을 강화해왔고, 지난해 5000억원 유상증자와 함께 최근까지 우수한 증권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등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지난 4월말에는 본사를 여의도로 이전하며 증권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포스증권은 현재 3700개가 넘는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 플랫폼으로 개인고객 28만명, 고객자금 6조5000억원이라는 풍부한 리테일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포스증권이 가진 독보적인 펀드수퍼마켓앱과 우리금융그룹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하고 금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그룹 수퍼앱 'New원'을 연계하면 리테일 부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리투자증권이 단기간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권이 이미 포화상태에다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KB금융(현대증권 인수), NH농협금융(우리투자증권 인수) 그리고 신한금융 및 하나금융 등 타 금융지주들이 과거 증권업에 진출했지만 수년간 중소형 증권사 면모를 벗어나지 못한 채 경영에 허덕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이 증권업계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대형 증권사 M&A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매물로 나온 한양증권(업계 10위권) 등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이 또한 만만치는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인수전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HXD화성개발(대구지역 건설사) 컨소시엄과 KCGI가 경쟁 중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역시 한양증권 인수에는 일단 선을 그은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공식 출범 안팎으로 투자매매업 본인가 확보를 위한 내부 정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연말 출시를 목표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 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의 초대 대표로 낙점된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런던법인장·고유자산운용 본부장 등을 거친 정통 '대우증권맨'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대우증권 출신 증권맨들이 대거 우리투자증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IB총괄 부사장에 임명된 양완규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금융부문 대표도 대우증권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