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박균택 의원 요청에 휴대전화 제출 동의
박 "휴대폰 제출하지 않아…오염 가능성 있는 증거품, 요청 포기"
장경태 의원, 해병대 1사단 방문한 이종호 사진 공개…임 "모른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해 찍은 기념사진을 들어 보이며 지인관계 여부를 묻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고발된 임 전 사단장은 1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지난 1월 압수수색 이후 새로 마련한 휴대전화 제출 동의 요구에 "동의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이 청문회가 진행 중인 이날 오후 12시 3분 미상의 해병 877기 수신자에게 "박균택 의원께서 휴대폰 확인하자는 것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가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뉴시스가 촬영한 사진을 통해 언론에 보도됐다.
앞서 박 의원이 "(증인은) 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지난 1월 휴대폰 압수수색 당했는데, 해당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알려 줬는가"라는 질의에 임 전 사단장은 "알려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도 동의하고 싶고 알려주고 싶다"며 "근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 해병대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도 확보했으나, 비밀번호 잠금을 풀지 못해 현재까지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최근 경찰에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넘기고 잠금 해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 의원은 오후 청문회가 시작되고 "오전에 임 전 사단장이 휴대폰 임의제출 후 검증하겠다는 데 동의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알았는데, 제출 요구에도 불구하고 제출하지 않고 계속 들고 있고 휴대폰을 계속 만지는 모습을 봤다"며 "오염 가능성이 있는 증거품에 대해 검증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요청을 포기하는 걸로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보낸 문자 사진과 관련해 '외부인과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있냐'고 묻자 임 전 사단장은 "친척"이라 답했고 '친척이 해병대 출신이냐'는 장 의원의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장 의원이 '해병 877기는 누구냐'고 물어보자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해병대 후배라 답했다. 장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본인 청문회 과정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외부인 최소 2명 이상과 문자 대화하고 있었냐"고 따져 묻자 임 전 사단장은 본인의 '후배'라는 사람과는 대화를 안 했고, 법조인(검사)인 친척과는 박 의원의 휴대폰 검증 가능 여부 질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에 장 의원은 "(문자를 보낸) 사진이 찍혔는데 위증하는 것이냐"며 "증인 선서하지 않았냐"고 질타했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열린 채 상병 특검법 국회 입법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길 거부한 데 이어 이날도 거부했으나 오후에 입장을 번복해 증인선서를 했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장 의원의 이어진 질의에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전 대표를 모른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를 한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장 의원은 "(지난번에) 증인선서를 거부하셨을 때 이 전 대표를 모른다고 했다. 여전히 모르시냐"고 물었다. 임 전 사단장은 "모른다. 만난 적도 없다. 지금은 언론을 통해 저런 분이 계셨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이 전 대표, 송호종 씨 등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여기 나오신 분들은 누구인지 다 아시겠냐"고 물었다.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씨와 이씨는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려 했다는 이른바 구명로비 의혹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들이다.
임 전 사단장은 "송씨는 안다. (김계환) 사령관님과 송 씨"라며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임 전 사단장은 사진이 찍힌 장소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답하자 장 의원은 "해병대 1사단 아니냐. 왜 위증하냐"며 "이 전 대표, 김 사령관, 송씨 모두 함께 방문해서 본인이 지휘했던 훈련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골프 모임 단톡방 생긴 것 아니냐"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