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석한 한덕수 “비상계엄 잘못됐다고 생각···정상적인 것 아냐”

한덕수,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에 참석

한덕수 “김용현, 12월3일 저한테 사전 승인 안 받아”

직무정지 상태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절차상·실체적 흠결로 봤을 때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해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비상계엄이 헌법·계엄법에 위반됐다고 말씀하시는 것인가'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국회는 지난달 14일 본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를 촉발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 총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을 헌법재판관 3인 임명을 미루자, 국회는 같은 달 27일 본회의에서 한 총리 탄핵안도 통과시켰다.

한 총리는 이어 "(비상계엄과 관련해) 모든 사법적 문제를 제가 다 알고 하는 게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사법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일"이라며 "국무위원 소집은 제가 건의를 드렸다. 모든 국무위원이 이 계엄 문제에 반대 의견을 가지리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계엄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저로서는 큰 충격이었다"라며 "그래서 제가 거기에서 '우리 경제·대외신인도에 굉장한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국무위원 의견 들어보셔야 한다'고 (대통령께) 건의를 드렸다"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또한 비상계엄 핵심 주동자로 분류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행보와 관련해 "12월 3일 저는 김용현 장관과 대화한 기억이 없다"며 "물론 저한테 사전 승인을 받은 것도 없다"고 밝혔다.

계엄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한 총리는 김 전 장관이 당시 자신을 거치지 않고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선포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계엄법상 계엄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12·3 비상계엄은 이 과정이 충분하지 않아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13일 국회가 가결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재판 절차를 시작했다. 한 총리 측 대리인단과 국회 탄핵소추단은 이날 헌재 변론준비기일에서 총리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쟁점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