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고 뒤돌아 서기도 전에 다시 배가 고파지는 학창시절. 학생들은 학교급식이 양에 찰 리가 만무하다. 햄, 돈까스 등 맛있는 반찬은 바램과는 달리 항상 적게 나오기 때문에 밥보다 먼저 떨어지기 일쑤.
반면 선생님들의 급식판에는 식당 아주머니가 언제나 반찬을 몇 개씩 더 담아준다. 게다가 선생님들께서 모여서 식사를 하는 곳에는 여분의 반찬도 담겨져 있고, 학생들 식판에는 없는 맛있는 반찬들이 마련돼 있는 경우도 있다.
똑같은 급식인데 왜 선생님들께만 반찬을 많이 주는 것일까?
물론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고생하는 선생님들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세법상 학생들의 급식과 선생님의 급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급식의 질을 좌우하는(?) 이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 학생급식은 '부가세 면제'= 현행세법에서는 국·공립학교(초·중·고 및 대학교)가 구내식당을 직접 경영하거나, 학교장의 위탁을 받은 학교급식공급업자가 위탁급식의 방법으로 학생에게 공급하는 음식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사립학교의 경우에도 기획재정부가 유권해석을 통해 "사립학교가 구내식당을 직접 경영하거나 위탁 경영하는 경우 학생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음식용역에 한해 부가세를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공립과 사립, 초·중·고 및 대학교를 불문하고 학생들의 급식은 부가세가 면제되는 것이다. 대학교 학생식당의 음식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이 같은 세금혜택에서 비롯된 이유도 있다고 봐야한다.
□ 선생님 급식은 '경우의 수' 따져봐야= 반면 선생님들의 급식은 한국의 월드컵 조예선과 같이 경우의 수를 따져 봐야한다. 학교가 국·공립 또는 사립인지, 급식이 직접경영 또는 위탁급식인지에 따라 선생님들 급식에 붙는 부가세가 달라진다.
현행 세법에서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조합이 그 소속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해 구내에서 식당을 직접 경영해 공급하는 음식용역은 부가세를 면제하고 있다. 국·공립 학교가 급식을 직접 경영하는 경우에는 부가세가 면제되는 것이다.
반면 이 경우를 제외하고 국·공립학교가 위탁급식을 하는 경우와 사립학교 급식의 경우는 선생님들 급식에 한해 부가세가 붙는다.
엄청난 큰 차이는 아닐지라도 부가세 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가세 부담으로 인해 선생님들의 급식이 풍족한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학생들보다 더 좋고, 맛있는 식사로 한껏 힘을 내서, 학생들을 좋은 길로 인도하고 더욱 바른 지식을 가르치려 노력해달라는 '간절한 당부'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