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전문자격사 증원-배타적 업무영역 최소화"
"전문자격사 인원 늘리면 서비스 질 떨어져"
22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서비스 중장기 선진화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는 전문자격사의 인력을 증원하는 등의 시장진입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사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다만, 일부 전문자격사는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은 전문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이고, 누가 제공하는지를 생각해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두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문자격사들의 인원이 시장수요에 비해 부족하므로 전문자격사 선발인원을 늘리고, 법무 및 세무회계에 대한 배타적 업무영역을 반드시 필요한 업무영역에 한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로 나선 장진영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는 "로스쿨 시행으로 2012년에 2000명의 로스쿨 졸업생과 1000명의 사시합격생 등 한 해에 3000명의 예비 법조인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며 "전문자격사 증원은 변호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로스쿨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변호사의 소송대리권을 특허, 조세, 통관분야의 전문자격사인 변리사, 세무사, 관세사와 공유하도록 배타적 업무영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변호사의 소송대리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는 변호사 제도의 근본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법률시장의 규모는 인구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규모와 비례하는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1억불당 우리나라의 변호사 수는 2.99명으로 이는 일본 0.55명 3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이미 포화상태"라고 밝혔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한국공인회계사회 오태겸 연구위원도 "서비스 선진화를 단순히 전문자격사의 인원을 늘리는 것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며 "전문서비스 시장에 우수한 인력을 공급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선진화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회계사 시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회계사 인원을 늘린다면 회계 서비스의 질은 떨어지고 우수한 인재들은 회계사 시장을 다 떠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일방적인 탁상행정 대신 회계사 시장을 비롯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영회 변리사는 토론에서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을 특정자격사의 먹고사는 문제로 접근하면 답이 없다"며 "전문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제공하는지를 일단 생각하고,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변리사나 세무사의 경우 서비스 선진화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앞서 변호사의 세무사, 변리사 자동자격제도를 없애고 출발해야 한다"며 "뒷문을 열어 놓고 앞문을 강화한다는 선진화 방안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장혁 고려대 교수는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을 생각할 때 중요한 사항은 현재보다 적은 비용으로 전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입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