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의결권 정지하고 지분 공개매각해야"
하나금융 인수추진 '난항'…내달 21일 2차 공판
하나금융지주로의 피인수에 적극 반발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가 론스타 공판에 맞춰 또다시 거리 선전전에 나섰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외환은행 직원들은 하나금융지주 및 외환은행 본점이 위치한 을지로 일대에서 '외환은행 매각승인, 8가지 오해들'이라는 제목의 선전물을 행인들에게 배포했다.
해당 선전물은 홍익대 전성인 교수 감수로 론스타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지연된 데 따른 세간의 오해와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또한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열리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공판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투기자본감시센터 등과 함께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법정 최고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금융 불법계약 파기 및 론스타 처벌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외환은행 노조가 집회를 본격 재개한 것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에 대한 수시적격성 심사에 대한 유보 결정을 내린지 한달여 만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이후 론스타 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영업력 재정비 차원에서 대규모 집회만 잠정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첫 공판은 지난 3월 대법원이 유 전 대표와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종전 무죄선고를 파기환송한 데 따른 후속 절차이다.
이날 첫 공판에서 유 전 대표와 리처드 웨커 전 외환은행장 등은 증인추가 및 추가변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차 공판은 내달 21일로 예정돼 있다.
일단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을 결정한 사건인 만큼 대법원 판결이 뒤집어질 확률은 낮게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외환은행 매각 시나리오는 크게 세갈래로 나뉘게 된다.
론스타가 대주주자격을 상실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강제매각 명령을 받고 론스타가 이를 수용할 경우 하나금융은 매각지분을 전량을 매입하면 된다. 하나금융이 희망하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대주주자격이 없는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기는 것은 막아야한다는 여론을 금융위가 수용할 경우 공개시장 매각 형태로 강제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는 외환은행 노조가 원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론스타가 유죄판결에 불복해 법정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외화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과 장기적인 집회로 영업력 훼손이 우려되는 외환은행 모두에 최악의 시나리오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매입 가능성을 고려했었다면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유보시킬 이유가 없었다"며 "론스타에 대한 수시적격성 뿐만 아니라 정기적격성 심사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금융위는 론스타의 의결권 행사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14일 배포한 자료에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 뿐만 아니라 ABN암로, 스탠포드대학기금, 퀘백 연기금 등이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자체가 원천적으로 불법이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