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무서워 여행 가겠나"…중국 관광객, 태국 여행 취소 폭주

中 배우,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서 실종됐다 발견

中 소셜미디어에 피해 의심 사례 다수 올라와

태국 정부 "안전 우려 불식시키기 위해 조치 강화"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됐다는 피해 의심 사례가 속속 나오자 태국 관광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태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AFP 통신에 따르면 태국 호텔 협회 동부 지부 회장인 모라코트 쿨딜록은 "중국 배우 왕싱에 대한 소식이 나온 후로 주로 4~5성급 호텔에서 예약이 취소되고 있다"며 "신속하게 조처를 하지 않으면 (취소 여파가) 퍼질까 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영화 '엽문 3' 등에 출연한 중국 배우 왕싱이 지난 4일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실종됐다가 사흘 뒤 미얀마에서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영화 제작을 위해 태국에 도착했다가 태국과 접경 지역인 미얀마 미야와디로 끌려갔다. 삭발이 된 채 발견된 왕싱은 태국 경찰에 자신이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됐으며 중국인을 겨냥한 사기 수법을 교육받았다고 진술했다.

왕싱의 납치사건은 그의 여자 친구가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고 비슷한 일을 겪은 사연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모델 양쩌치의 가족도 왕싱과 비슷하게 지난달 20일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됐다고 주장했고 다른 미얀마 실종 중국인 174명의 가족들도 실종자를 찾아달라고 촉구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서는 '태국 여행을 취소하는 법'에 대한 게시물이 38만 건 이상 검색됐으며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치앙마이는 안전한가", "여행사 환불 방법" 같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왕싱이 끌려간 미야와디는 중국계 등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악명이 높다. 피해자들은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태국으로 유인된 뒤 미얀마에 인신매매로 끌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을 인용한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2023년 미야와디에서만 최대 10만 명의 중국인이 전화나 인터넷 등을 이용한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에 태국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태국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보안과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국 관광청은 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인플루언서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