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융기관 단독조사권'을 갖는 '한은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도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한은법 개정안에 따르면 한은과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검사권한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또 금감원이 공동조사를 거부할 경우 한은이 단독조사를 할 수도 있다.
지난 2008년 논의되기 시작한 이 법안은 일부 의원과 기획재정부 등의 반발로 1년 넘게 계류되다가 최근 내부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회의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결론 난 것처럼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나 그러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은의 단독조사권은 정부권력이 민간 금융시장에 개입해 영향을 줄 수 있는 '관치금융'의 폐해를 키울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감독기능을 분산할수록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 등을 불러온 허술한 관리와 저축은행 비리 관련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로 인해서 검사권한의 일부를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기획재정부의 금융정책 업무를 이관받아 금감원의 감독기능까지 통합·운영해왔다.
이 때문에 금감원의 감독기능이 금융위에 종속되면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수행하는 하위조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특히 정부의 4대강이나 뉴타운 사업과 관련한 PF 대출이 급증하는데도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지 않은 것도 감독실패가 원인으로 작용한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