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으로 경쟁제한성 높아진다고 볼 수 없다"
오픈마켓 1, 2위 업체인 지마켓과 옥션 간의 기업결합(합병)건이 최종 승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주)이베이지마켓(지마켓)과 (주)이베이옥션(옥션) 간 합병 건을 심사한 결과, 양 기업의 합병으로 새롭게 발생되는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보고 합병을 조건 없이 허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양사의 합병과정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지난 2009년 옥션이 지마켓 주식의 99.9%를 취득했을 당시 공정위는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 향후 3년 동안 ▲판매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상제한 ▲등록수수료 등 소비자물가인상률 이내로 제한 ▲공정거래 준수방안 도입 운용 등의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후 공식 합병계약 체결에 앞서 양사는 올해 3월 25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고, 이에 따라 공정위가 11번가(SKT), 인터파크, NHN 등 경쟁사들의 의견수렴 및 전문가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결정을 내리게 된 것.
공정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계열사간 합병은 '간이심사' 대상이지만 이번 합병 건은 특별히 '일반심사'로 진행됐다.
간이심사는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추정해 신고 후 15일 이내로 승인 통보하는 것이며, 일반심사는 경쟁 제한성 여부를 공정위 내부에서 기간(최대 120일)을 두고 정식 심사하는 것으로 간이심사보다 심사강도가 높다.
이는 양사의 합병 건에 대해 그동안 경쟁사로부터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고, 공정위도 이미 지난 2009년 주식 취득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려 그 이행 기간 중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양사의 합병으로 가격인상 등 경쟁제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 사는 이미 주식 취득과정을 통해 모·자 관계(계열사 관계)인 만큼 합병 전후로 사업자 수 및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주식취득 당시 79%(지마켓 48%, 옥션 31%)에서 지난해 72%(42%, 30%)로 줄어든 반면, 경쟁사인 11번가의 시장점유율은 5%에서 2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또 "NHN(네이버) 등이 언론 등을 통해 오픈마켓 시장 진입을 공식 선언해 향후 시장상황이 보다 경쟁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쟁자 등이 집중 제기한 카테고리 운영자(MD) 통합에 의한 경쟁사와의 거래제한 부분도 이미 양사가 계열사 관계이기 때문에 합병관계에서 특수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고, 향후 불공정행위 등의 제재조치로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사실상 조건 없이 양사의 합병이 승인된 셈이다.
다만 공정위는 내부감시기구인 '불공정거래 방지협의회' 대표 지위를 기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격상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직원에 대한 인사제재 강화, 불공정거래 신고센터 공지문 등의 홈페이지 상시 게시 등 2009년 주식취득 건에 부과됐던 시정조치 내용을 보완해서 운용토록 했다.
공정위 이동원 기업결합과장은 "판매업체 수수료 인상 제한 등 이미 시정 조치된 부분은 내년 6월까지 유효하다"며 "이번 합병의 승인과는 무관하게 관련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는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