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매년 다양한 '세(稅) 테크' 전략을 구사해 수십억 달러규모의 세 부담을 줄여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애플의 전 경영진급 세무담당자를 인용해 애플의 다양한 '절세' 전략을 공개했다.
애플은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약 300㎞ 떨어진 네바다주 리노에 소규모의 사무실을 열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세금을 피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기업세율이 8.84%인데 반해, 네바다주 기업세율은 0%이기 때문이다.
또 리노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네덜란드, 영국의 버진아일랜드 등에도 자회사를 뒀다. 이곳에 위치한 애플 자회사들은 우편함이나 무인 사무실 수준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익명의 애플 전 임원의 말을 인용, 애플의 기술혁신은 단지 제품개발에 있지 않으며 이 같은 조세회피 사례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애플 전 임원은 예를 들어 애플은 높은 세금을 매기는 국가에 판매직원을 보내 낮은 세율을 매기는 국가에 있는 자회사 대신 물건을 팔도록 한 후 이를 통해 수익세를 회피해 나간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애플 같은 IT기업은 기술 특허권, 음원 등을 판매하는 사업 기반을 세금이 낮은 국가로 옮기기 쉽기 때문에 보다 쉽게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런 탈세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애플은 지난 해 24억달러를 냈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9.8%의 세금을 내는데 비해 비IT기업인 월마트가 24%의 세금을 내는 것과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NYT는 미정부 데이터를 인용, 이같은 세금 회피로 인해 애플, 구글, 야후, 델 같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인덱스500에 속하는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손꼽히는 우량기업들이 지난 2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세금을 적게 내는 회사들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애플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두 절세를 하는 상황에서 애플만 비난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만약 애플이 자발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한다면 이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