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300억원의 이건희 회장 주택, 공시가격은 97억원 불과"
"영세주택 많은 단독주택, 시세반영률 상승은 신중해야"
정부의 공시가격 결정과정에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시세 반영률이 현저히 차이나 세금 형평성에 부당하다며 과표 결정권을 지방 정부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실련은 30일 국토해양부의 공동주택 가격 공시에 대해 "아파트는 시세의 70%선에서, 단독주택은 시세의 30%수준에서 지가가 결정돼 단독주택·빌딩을 보유한 부동산부자들만 세금 특혜를 보고 있다"면서 "과표 결정권을 지방정부에게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공시한 최고가 단독주택인 삼성 이건희 회장의 주택은, 시세가 300억원인데 비해 공시가격은 97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32%에 불과했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단독주택의 공시지가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 논란 때도 불거졌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문제제기가 있었던 사안이다.
경실련은 "재벌사옥, 쇼핑센터, 용도변경으로 종상향된 개발지 등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시세의 30~40%밖에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이에 공동주택 소유자만 세금을 더 부담하고, 부동산 부자들은 세금 특혜를 보는 불공정 과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처음 도입된 1989년부터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매우 낮으나,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등 부동산 유형별 형평성이 벌어진 것은 종부세가 도입된 2005년 부터"라며 8년간 불공평한 과세를 조장해온 것이 바로 정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부동산세금 중 재산세, 취등록세 등이 지방정부의 주요 세원임을 감안해 지방정부가 조작된 과표 개선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관내 부동산의 토지 및 주택환경, 시세조사도 지방정부가 더 정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토부의 공시지가 산정에 참여한 한 감정평가사는 "단독주택은 전국적으로 위치해 있고, 공동주택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단위면적당 평균금액은 공동주택이 높다"며 "영세주택이 많은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 상승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가 산정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별로 시세반영률이 각기 다른 것이 공시지가의 전국적인 균형을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