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조세혜택과 재정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기존 산업단지를 내실화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하는 한편,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감면 혜택을 연장하고 민간투자 분야의 재정투입 규모를 늘리는 것이 골자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합동부처는 1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지난 1/4분기 경제동향을 점검한 뒤, 이 같은 내용의 기업 투자촉진대책을 확정·발표했다.
□ 각종 세제지원 일몰 '연장' = 정부는 우선 기업도시와 관련된 각종 세제지원 제도 일몰시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말로 일몰이 예정된 내국법인이 기업도시개발사업구역 내에 소재한 토지 현물출자하면서 발생된 양도차익 등에 대한 손금산입 및 이에 대한 법인세 과세이연 혜택과 함께 기업도시개발구역 등에 창업한 기업에게 주어지는 법인세 감면(5년간 100%, 3년간 50%)혜택들을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말로 일몰이 도래하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내의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제도 또한 유효 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기타 기업도시와의 형평성을 감안해 무안 기업도시에 대한 농지보전부담금 감면을 내년 말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세제지원 대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의료분야와 관련, 신약개발 지원을 위해 매출액의 3%를 연구·인력개발준비금으로 손금 산입할 수 있는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 '백신' 제조 기술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신약 후보물질의 초기 안전성, 내약성 등을 평가하고 잠재적인 치료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임상약리시험 평가기술'이나 신약 후보물질의 용량 및 투여기간 등 치료적 유용성을 탐색하는 이른바 '치료적 탐색 임상평가기술' 등 2가지 원천기술을 추후 R&D 관련 세제혜택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물류산업 촉진을 위해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제3자 물류 이용 화주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제2차 물류비가 전체물류비의 30%이상 일 때 전년대비 증가된 물류비의 3%를 소득·법인세에서 공제)' 제도의 일몰기한도 2015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향후 유니버설스튜디오(경기 화성), 레고랜드(춘천) 등 세계적인 테마파크 유치를 위해 해당 지역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서 국세와 지방세를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세제지원 대책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비과세 정비작업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재정부 당국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재정부 홍남기 정책조정국장은 "현재 세제실에서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하는 중이지만, 이번에 투자 촉진정책에 반영키로 한 부분은 세수 누락 부분까지 감안해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이룬 부분"이라며 "하반기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정이 특별히 소요되지 않는 부가적인 세제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실패기업인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최대 30억원까지 재창업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소규모 성실사업자 자격요건과 관련해 수입금액 기준을 기존 6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높이고 체납·결손처분액 기준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서 보다 많은 기업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주세법에 규정된 주류제조장 시설규제와 관련, 브랜디 제조장 시설기준(제조용량 7㎘, 저장용량 50㎘)을 일반 증류주 제조시설 기준(제조용량 6㎘, 저장용량 25㎘)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 산업단지 지원,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 = 정부는 산업단지 입지 및 자금조달 여건 등을 개선해 외국인투자를 늘리는 한편 입주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지역별로 3~4개 산업단지를 권역화시켜 단지 내 보육시설 등 복지시설과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외투기업의 산단 직접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개발 전에 개발구역 토지면적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토지확보의무를 면제하고 단지 내 외투지역 분양 시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기존 산업단지 가운데 노후화가 심하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도로 정비, 녹지율 확대 등 재생사업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준 산업단지 지정가능 지역에 농림지역을 추가토록 관련 제도를 손질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미국에서 지난 4월 통과된 이른바 '잡스 Act'와 궤를 같이 하는 투자 모금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엔젤투자보다 더 규모가 작은 인터넷을 통한 2~3억원 상당의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해지도록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올해 안에만 1조원 상당의 투자촉진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민간투자 집행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6000억원 증액해서 도로와 철도 등 SOC분야 건설 사업에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또한 내수활성화를 위해 44개 공공기관을 당초 계획대비 3297억원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도 계속사업에 대한 민간부문의 선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관련 비용에 대한 수익률 및 금융비용 인센티브를 최대 6%까지 지원하고, 현재 산업은행만 취급 중인 선투자 대출을 여타 금융기관으로 확대해 시켜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홍남기 국장은 "지난해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의 기본 틀이 내수활성화 쪽이었다면 올해는 이와 함께 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병행하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지난 2월부터 관계부처 간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급조된 대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 투자확대 1조원 및 기타 조세·재정지원을 더해 전체적인 지원규모는 최소 2조5000억원 이상될 것"이라며 "법 개정절차도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러 부처의 의견을 모은 만큼 최대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