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녹색대출 '제자리걸음'…대기업에 '편중'

녹색산업을 지원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지만, 은행권 대출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태양광 등 녹색산업에 대한 은행권 대출이 지난 2009년 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8000억원으로 169% 늘어난 가운데, 민간은행은 2조4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3%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대출에서 민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43.6%에서 29.7%로 3분의1 정도 줄었다.

특히 중소기업에 이뤄지는 대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에 민간은행들이 대출한 비중은 57%로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16%포인트가 증가했다.

신용위험이 낮은 대기업에는 오히려 지원이 늘어난 것.

반면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3조1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녹색대출이 세 배 이상 늘었다.

녹색산업은 투자위험이 크고, 회수기간이 길어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은 녹색기업에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지난 2009년 '녹색투자 촉진을 위한 자금유입 원활화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공동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에서는 재정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