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세제실 직원들, "준우승이지만 괜찮아" = 기획재정부 세제실 직원들이 지난 12일 개최된 재정부 춘계체육대회를 마치고 백운찬 세제실장을 헹가래 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세제실은 축구 예선 1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 전통의 라이벌 예산실에 종합우승을 내줬다.
오는 7월27일 영국 런던에서 70억 지구촌의 축제 '제30회 런던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5000만 우리 국민들도 지난 2008년 국가대표 선수들이 전해준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한 여름 밤을 꼬박 새우는 일이 잦아질 전망입니다.
경기 자체가 전해주는 박진감 넘치는 재미가 단연 스포츠의 최고 매력이지만, 소속팀 선수들은 물론 응원하는 팬들이 느끼는 소속감과 단결력 또한 스포츠의 '마력'(魔力)입니다.
초등학교 운동회는 물론이고 공공기관, 기업 등 우리사회 각 조직에서 매년 봄 또는 가을을 맞아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도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데 스포츠만큼 효과 만점인 이벤트는 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공직사회의 팀워크를 높이기 위해 정부 각 부처들도 매년 5월경 체육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도 바쁜 업무 속에서 잠시 짬을 내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경찰대학교 주경기장에서 그들만의 올림픽, '2012년 기획재정부 춘계체육대회'를 가졌습니다.
참가팀은 세제실, 예산실, 국제경제관리관, 정책조정관리관, 본부·기획조정실, 차관보(경제정책국·장기전략국), 연합팀(국고국·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복권위원회) 등 1급 부서 7개팀.
경기 종목은 축구, 배구, 피구,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 5개 종목으로 우승팀에게 최고 400점의 점수가 배점되는 등 순위에 따른 득점을 모두 더해 종합우승을 가리는 방식으로 대회가 치러졌습니다.
모든 대회에 앞서 우승팀을 점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듯, 이번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재정부 내에서는 세제실의 종합우승을 예상하는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재정부 실·국 중에서 단결력이 최고라고 알려진 세제실은 타부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직원 수를 앞세워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 실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그동안 치러진 체육대회의 우승컵을 싹쓸이해온 전통의 강호입니다.
이에 질세라 예산실 등 6개팀은 올해야말로 '공공의 적' 세제실의 독주를 막겠다는 신념으로 대회 시작 전부터 '타도 세제'를 외치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특히 세제실과 함께 단일 실·국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숙명의 라이벌 예산실은 올해야말로 세제실을 꺾고, 우승컵을 되찾아오겠다며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지난 1월 부임한 이석준 예산실장이 올해는 세제실을 반드시 꺾고 종합우승을 일궈내야 한다며, 직원들을 직접 독려하고 나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절치부심'(切齒腐心) 예산실의 노력은 대회 첫 판부터 빛을 발했습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축구 토너먼트 1차전에서 예산실이 3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세제실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것입니다.
예산실은 세제실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며 전·후반 40분 동안 1대 1 무승부를 기록, 승부차기 끝에 세제실을 이기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린 1차 예선에서 '신승'(辛勝)하며 기세를 올린 예산실 축구대표팀은 오후 벌어진 결승전에서 국제경제관리관팀을 2대 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대회 첫 경기부터 예산실에 승리를 내주며 우승을 장담했던 축구에서 조기 탈락한 세제실은 다소 힘이 빠질 법도 했지만, 종합 우승만은 놓치지 않기 위해 남은 종목에서 더욱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제실은 오후 벌어진 배구, 줄다리기 종목에서 연거푸 1위를 차지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습니다.
체육대회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500m 이어달리기'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선 문창용 재산소비세정책관과 정정훈 소득세제과장 등 노장들의 역주를 발판 삼아, 2위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가장 먼저 결승선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배구, 줄다리기, 이어달리기까지 3종목에서 1위에 오른 세제실은 끝내 종합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습니다.
축구에 이어 피구를 우승한 예산실이 나머지 종목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피 말리는 승점 경쟁 끝에 최종 스코어 1280점으로 세제실과 동점을 이뤘기 때문입니다.
동점인 경우 축구 1위 팀에게 종합 우승이 돌아간다는 순위 결정 방식에 따라 예산실이 라이벌 세제실로부터 우승컵을 가져오며 대회는 막을 내렸습니다.
이날 체육대회는 오전 9시경 예선전을 시작해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결승전이 끝나는 강행군으로 치러졌지만, 각 종목 대표선수로 뛰고 열띤 응원전까지 펼쳤던 재정부 직원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습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폐회사를 통해 "직원 여러분들 모두 수고 많았고, 열심히 체육대회를 준비해줘서 감사하다"며 "오늘 보여준 열정과 패기를 그대로 일터로 가져가 맡은 바 업무에 더욱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습니다.
벌써부터 성큼 다가온 여름과 함께 재정부 직원들은 앞으로 더욱 바쁜 업무로 비지땀을 흘릴 전망입니다. 세제실은 올해 세제개편안을, 예산실은 내년도 예산안편성을, 기타 실·국은 각종 경기부양 대책을 마련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재정부 직원 모두가 이날 체육대회에서 보여준 단단한 팀웍으로 더욱 똘똘 뭉쳐, 침체된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고 서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