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한항공-미아트 몽골항공 부당행위 시정명령
대한항공이 몽골 현지 항공사와 담합을 통해 몽골 직항노선의 독점권을 수십년 간 유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주)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항공이 인천과 울란바토르 직항노선의 신규경쟁사 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몽골정부에 부당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991년 체결된 한국-몽골 간 항공협정에 의해 지금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은 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했고, 직항노선의 경우 거의 10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몽골노선은 양국 항공협정으로 일주일에 운항을 6회 이상 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슷한 3시간 반 거리인 홍콩, 광저우 등에 비해 운임료가 더 비싼 편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기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승객 1인당 평균 항공운임료 단가는 약 31만4000원으로 홍콩(27만3500원), 광저우(25만8800원)보다 평균 5~6만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몽골 당국과의 항공회담을 통해 한국-몽골 국제노선 운항노선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몽골정부의 반대로 협상은 결렬됐다.
문제는 이 같은 협상 결렬 배경에 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항공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공정위 조사결과 양 항공사는 공문발송이나 정책건의 등 정상적인 의견 피력 수준을 넘어 몽골 측 항공회담 담당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합의내용이 담긴 문서 등 담합 증거자료를 확보하진 못했으나, 실제 매년 협상이 결렬되는 등 반복적인 행위가 지속된 점을 고려해 합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양 정부간 항공회담에 부당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기존 카르텔과 차이가 있는 유형"이라며 "매년 여름마다 가격문제가 불거졌던 몽골노선의 고운임 실태가 공론화되어 증편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